[K-기자회견] "만약 무너졌다면 예전 모습 나왔을 것"...울산과 홍명보 감독은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다
[인터풋볼=하근수 기자(울산)] 울산 현대가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홍명보 감독은 여러 어려움에도 차분히 레이스를 이어간 끝에 왕좌에 오른 선수들을 격려했다.
울산은 29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파이널A 2라운드)에서 대구를 2-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울산(승점 70)은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0)와 격차를 승점 10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시즌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과 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반면 대구(승점 49)는 6위에 머물렀다.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인 울산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원톱은 마틴 아담이 나섰다. 2선엔 바코, 강윤구, 엄원상이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김성준, 이청용이 책임졌다. 수비는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설영우가 호흡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벤치에는 조수혁, 정승현, 장시영, 김민혁, 이규성, 아타루, 주민규가 앉았다.
예상했던 흐름이 나왔다. 울산은 압박을 멈추지 않았고 대구는 역습으로 반격했다. 후반전 돌입 이후 팽팽했던 균형이 깨졌다. 울산은 교체 투입한 김민혁과 장시영이 터뜨린 연속골로 리드를 잡았다. 결국 경기는 울산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2연패를 이룩한 홍명보 감독은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해 더욱 기쁘다.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생각했다. 그래도 이번 경기까지 집중력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오늘 이 승리는 우리 팬들과 선수들 덕분이다. 후반기에 들어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남은 시즌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 자리를 빌려 팬 여러분들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사상 첫 2연패에 성공한 울산. 홍명보 감독은 "우승이라는 건 할 때마다 즐겁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는 조금 다르다. 올 시즌은 시작이 굉장히 좋았지만 마지막이 조금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는 잡았지만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것 역시 성장에 있어 중요하다. 만약 무너졌다면 예전 울산 모습이 나왔을 것이다. 무너지지 않은 끝에 어느 해보다 빨리 우승을 결정할 수 있었다. 올 시즌 경기장 안팎에서 여러 이슈가 있었는데 인생에 있어 많은 걸 배운 한 해였다"라고 전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터닝포인트에 대해 묻자 "썩 좋지 않았다. 상위 스플릿 대진표가 나왔을 때 두 게임 안에 승부를 볼 거라 생각했다. 우리가 잘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상대 대진을 봤을 때도 그랬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터닝포인트가 있다면 지난 조호르전이다. 정신적으로 회복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라고 답했다.
오늘 교체 투입 이후 득점한 김민혁과 장시영 관련 질문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 득점을 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전반전 이후 선수들에게 후반전 동안 득점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런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득점한 건 운이 좋았다고도 생각한다. 두 선수에게도 축하를 전해주고 싶다"라고 칭찬했다.
역사적인 우승에는 처용전사도 결정적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팬분들 응원은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정말 크다 특히 좋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가끔 쓴소리도 할 수 있지만 가슴에 새겨야 한다. 팬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꾸준히 되새긴다.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건 부임 이후 꾸준히 얘기했다. 문수구장을 찾는 팬이 계속 늘어나는 건 개인적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 울산에 어떤 것보다 큰 에너지가 들어왔다. 항상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홍명보 감독 개인적으로 남다른 기록이다. K리그 역사상 2연패를 달성한 6번째 사령탑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우승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라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어려운 점도 있고 힘든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타이틀을 획득해 해피 엔딩으로 끝난 게 기쁘다. 우승에 있어 주인공은 역시 선수들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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