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11월 동결·12월 인상?… 다시 열리는 `파월의 입`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1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한국시간 11월2일 새벽 3시 공개된다.
시장에선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향후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도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향후 통화 정책 방향과 관련해 어떤 힌트를 줄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가, 지난 6월 한 차례 동결했다. 이후 지난 7월 다시 0.25%포인트 (p) 인상한 뒤 지난달 5.25~5.50%로 동결했다. 9월 FOMC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실질금리가 상승했고, 이로 인해 충분히 긴축적인 금융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29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채권시장 참여자의 무려 99.9%가 현재 수준의 금리(5.25~5.50%)에서 동결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오는 12월 있을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은 20%에 육박한다. 동결을 점치는 의견은 80.1%, 0.25%포인트(p) 인상을 예상하는 의견은 19.8%로 집계됐다.
미국 3분기 경기가 전망치 이상의 호조를 보이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4.9%로 집계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컨센서스 4.7%와 블룸버그통신의 4.3%룰 넘어서는 수치였다.
또 최근 발표된 미시간 대학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0월 4.2%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3.8%를 크게 웃돌았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데이터에 의존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예상보다 높게 나온 기대인플레이션 수치는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으며 현 수준을 유지하다 내년 상반기 이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수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달 20일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약 적절하다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금리 결정이 우리가 추구하는 통화정책 기조에 도달했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9일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지난 26일 고객서신에서 "아직 12월 회의가 남아있어 높은 인플레이션과 지속적인 경기 호조를 확인하면 연준 위원 대다수는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연준이 1~3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견고한 수요가 지속되면 4분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빠르게 둔화하고 경기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더이상의 금리 인상은 위험하다고 역설하고 나섰다. 미국채 장기 금리 상승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 정부 부분 셧다운(업무정지) 가능성 등이 향후 경기를 내다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23일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5%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9월 가격지수는 지난 27일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전망치를 3.7%로 잡았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1월에도 동결하게 되면, 2회 연속 동결을 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실제 동결기에 접어든다는 인식이 강화될 수 있겠으나, 연준이 1회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12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11월 FOMC는 9월 FOMC에 이어 2회 연속 동결에도 불구하고 매파적인 톤을 유지하면서 높은 시장금리 수준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 국채 10년물은 연말까지 5% 선을 터치하는 양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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