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돌입에 불안감 커진 인질 가족들···“정부, 인질 두 번 버려선 안 돼”

선명수 기자 2023. 10. 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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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인질 석방 촉구 집회에서 한 여성이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인질 및 실종자 사진을 벽에 붙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하면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의 안전에 대한 가족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인질 가족들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인질 구출 방안 등에 대한 정부 측 설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면담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원 석방’ 원칙에 기반한 (하마스와의) 포괄적인 협상이 가족들이 고려하고 있는 방안이며 이스라엘 국민이 지지하는 방안이라는 의사를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에는 기존 발표보다 1명 더 늘어난 인질 230명이 억류돼 있다. 이 가운데 태국인 54명, 아르헨티나인 15명, 영국인 2명 등 최소 135명이 외국인 또는 이중 국적자다.

이날 하마스는 인질들과 이스라엘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6630여명 전원을 교환하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하마스의 제안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조종하기 위한 심리적 테러”라고 규정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도 “인질 구출과 하마스 와해는 모순되지 않는다. 압박이 커질수록 기회도 커진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쟁이 전면전에 접어들수록 가족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질 가족들의 모임인 ‘인질 및 실종자 가족포럼’의 대변인 하임 루빈스타인은 “정부가 석방 협상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버린 것인지, 인질 구출을 위한 전략을 갖고 있긴 한 것인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 가족들은 하마스의 납치 이후 지난 3주간 정부가 가족들에게 인질 구출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총리 면담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 불신이 누적됐다고 말했다.

지난 20일과 23일 인질 네 명을 잇따라 석방했던 하마스가 최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50여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스라엘군이 주말새 가자지구 공습을 강화하면서 가족들의 불안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19세 조카가 납치된 지브 셰르만은 “지난 7일 정부는 가자지구 근처에 살았던 이스라엘 국민을 버렸고, 이제는 포로가 된 생존자들도 버리려고 한다”면서 “그들을 두 번 버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돌입에도 “왜 서두르나. 하마스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 정부가 인질 구출을 위해 포로 교환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정부가 인질의 안전한 귀환과 하마스 전멸이라는 대중적 요구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두 가지 목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올바른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외교적 협상’이라고 보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011년 가자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군인 한 명과 1000명여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하마스와 맞교환한 바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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