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승에 2000이닝, 5년의 인내 끝에 미완의 목표 완성한 장원준의 마지막 시즌

심진용 기자 2023. 10. 29. 16: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장원준(왼쪽)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KBO 통상 130승을 달승한 뒤 허경민으로부터 꽃다발을 전해 받고 기뻐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두산 장원준(38)이 프로 20년 경력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2023시즌 11차례 등판에 4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27에 3승 5패.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밖에 없는 성적이지만, 커리어 미완의 기록들을 완성한 의미 있는 마지막 시즌이었다.

장원준은 5월 23일 삼성전에 시즌 첫 등판 했다. 5이닝을 4실점으로 버티며 승리투수가 됐다. 2020년 10월 7일 이후 958일 만의 1군 경기 선발 등판이었고, 2018년 6월 20일 이후 1798일 만의 5이닝 이상 투구였다. 2018년 5월 5일 이후 1844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면서 장원준은 2004년 데뷔 후 20년 만에 130승 고지를 밟았다.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이강철(152승) 등 장원준 이전까지 KBO 역사상 단 5명 만이 갖고 있던 대기록이다.

장원준은 이후 10번을 더 마운드 위에 올랐다. 그가 등판할 때마다 한참을 달력을 앞으로 넘겨야 했다. 삼성전에 이어 6월 6일 한화전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2018년 3월 25일 3연승 달성 이후 1899일 만에 연승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달 13일에는 NC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865일 만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장원준은 시즌 첫 3차례 선발 등판에서 16.1이닝 5자책을 기록했다. 등판 경기에서 모조리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진 구멍을 메우며 팀에 적지 않게 힘을 보탰다.

장원준은 2018년 부상 이후 5년을 버텼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로 커리어 전체를 보냈던 그가 나이 40을 앞두고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운 땅볼 투수로 변신을 시도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NC전 퀄리티스타트 이후로는 좋지 못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7경기를 포함해 8경기를 더 등판했지만 9월 9일 삼성전을 제외하고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장원준의 정규시즌 최종일인 지난 17일 SSG를 상대로 선발로 나왔다. 4.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날 등판으로 통산 2000이닝을 꽉 채웠다. KBO 역대 9번째 기록이다.

장원준은 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두산은 1차전 패배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장원준은 구단을 통해 “개인적으로 세웠던 마지막 목표들을 이뤘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다. 다만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