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어울림' 2023 서울림운동회, 스토리는 더 풍성했고, 감동도 두 배였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그동안 장애인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는데 서울림운동회를 준비하면서 확실히 이야기도 많이 하고, 친해졌어요."
서울 공항고 1학년 이준기군에게 2023년 멋진 '벗'이 생겼다. 마법같은 스포츠를 통해 사귄 장애인 친구들이었다. 이군은 "아무래도 학급이 나눠져 있다보니 장애인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다. 그러나 이번 운동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차별이다. 다만 도움을 요청할 때는 언제든지 장애인 친구들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서울림운동회를 통해 '소통'했고, 장애의 벽과 편견이 허물어지고 있다.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서울 하늘 아래 '하나'가 됐다.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종합체육관에서 '2023 장애학생페스티벌 서울림운동회(주최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 스포츠조선/주관 스포츠조선, 위피크/후원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장애인체육회, 서울대학교 스포츠진흥원/협찬 SK텔레콤, 휠라코리아,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코리아, 엘로엘, 코웨이, 릴리어스, 보배반점, SK나이츠, FC서울, LG트윈스, 한국프로축구연맹)가 펼쳐졌다. '장애-비장애학생이 스포츠를 통해 소통하며 마음의 벽을 허무는 행복한 서울 청소년체육'을 슬로건으로 삼은 서울림운동회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시에서 지난해 처음 시도한 '통합체육' 운동회다. 올해 그 규모는 더 커졌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관내 20개 중고교에서 총 179명의 장애·비장애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올해에는 24개교, 총 284명이 참가했다. 교사, 학부모 등 응원단까지 함께 해 총 650여명이 함께했다.
이날 운동회가 열린 서울대 종합체육관부터 의미가 남달랐다. 운동회에 참석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자 대한탁구협회장은 "이곳이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경기를 했던 곳이다. 의미있는 장소"라며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라는 올림픽 모토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함께(Together)'라는 것이다.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올림픽 모토를 생각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코이의 법칙' 연설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김예지 국회의원도 2년 연속 함께해 서울리머들을 격려했다. 김 의원은 광희중 등 작년에 이어 2연속 출전한 11개교를 일일이 거명한 후 감사를 표했다. 이어 "서울림운동회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다. 오늘 중요한 건 순위가 아니다. 함께하는 행복한 날이면 좋겠다. 그것이 서울에서 함께 어울리는 '서울림' 정신"이라면서 "앞으로 서울림운동회가 '서울'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서로'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큰 대회로 성장하기를 응원하고 저 역시 국회에서 예산을 위해 노력하겠다. 안내견 조이와 함께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운동회에는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 유승민 IOC 선수위원 외에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참석해 휠체어배드민턴을 체험하면서 학생들을 격려했다. "스포츠를 통한 서울 공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의 뜻을 보냈다.
지난 5개월간 교내 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에서 4개의 정식종목(농구 골밑슛 릴레이, 빅발리볼, 스태킹 릴레이, 단체줄넘기) 중 2개를 택해 손발을 맞춰온 24개교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드림패럴림픽' 체험종목(보치아, 쇼다운, 휠체어배드민턴 등)도 함께 즐겼다. 청각장애 아이돌 'S-BOYZ'와 고대부중 여학생들의 창작댄스로 흥을 돋군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2년 연속 진행된 운동회라 스토리는 더 풍성해졌다. 수서중 2학년 김동현군은 "지난해에도 출전했다. 올해도 재미있게 준비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은 지난해 이미 모두 허물어버렸다"고 말했다. '우리 함께' 응원상을 수상한 은평고 1학년 최현준군은 "나는 급식 먹을 때 장애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장애가 있으면 못할 것 같은데 비장애인 학생보다 더 열심히, 더 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다"고 얘기했다.
또 다른 감동은 '스태킹 릴레이'에서 연출됐다. 청운중 민정후군이 '깁스 투혼'을 펼쳤다. 오른발에 반깁스를 한 상태에서도 자신이 담당한 두 개 종목을 모두 소화하고 있었다. 민정후군은 "체육시간에 발목을 삐끗해서 인대가 손상됐다. 그래도 함께 준비한 장애·비장애인 학우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민정후군의 투혼과 함께 1학년 김재원군의 발군의 경기력으로 청운중은 스태킹 릴레이 중등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청운중은 3학년 최현우군의 뜨거운 열정 덕에 골밑슛 릴레이도 중등부 3위에 올랐다.
지난 4~5개월의 연습과 훈련을 통해 실전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뽐낸 고교가 있었다. 바로 공항고였다. 빅발리볼과 단체줄넘기 1위를 차지한 공항고 권혁천 체육부장은 "학기초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신청을 받아 팀을 꾸렸다. 서울림운동회 개최 공문을 받기 전까진 이런 뜻깊은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 금요일 방과후마다 연습을 했다. 가장 눈에 띈 건 장애인 학생들의 운동능력 향상이었다. 이젠 누가 장애인 학생인지 모를 정도로 능력이 좋아졌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환한 웃음은 서울림운동회를 마치고 귀가하는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스포츠에선 시즌 말미 우승을 확정지은 팀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상대 팀이 입장 통로 옆에 도열해 박수를 보내는 '가드 오브 아너'를 펼친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모든 관계자가 체육관 앞에 도열해 참가자와 응원단에게 박수를 보냈고, 또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마지막 작별의 순간까지 '소통' 그 자체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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