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골드러시’ 시대에 ‘청바지’ 팔아 돈 버는 기업이라고? [홍키자 빅테크]
“골드러시에는 금맥을 찾지 말고 청바지를 팔아라.”
1848년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이 발견됐습니다. 금을 직접 캘 수 있다는 생각에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금을 찾아 몰려들었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실제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따로 있었습니다. 청바지 장사를 한 ‘리바이스 형제’와 송금업자들이 떼돈을 벌었죠. 금을 캐는 작업이 험한 일이다보니 바지가 찢어지기 일쑤였는데, 쉽게 해지지 않는 청바지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브랜드 리바이스의 리바이스 형제였습니다. 금을 캔 사람들에게 금을 싼값에 사들이고, 이들이 받은 돈을 다시 고향으로 보내 주는 송금업자들 한몫 챙겼습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GPU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독점 기업입니다. GPU는 챗GPT와 같은 AI의 두뇌 역할을 합니다. 대화형(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챗GPT’에는 1만개가 넘는 엔비디아 GPU ‘A100’ 모델이 활용됐습니다. 2016년 이세돌과 대국을 벌여 4승1패를 기록했던 알파고의 딥러닝 기술도 GPU로 구현됐습니다. 당시 알파고에는 1920개의 CPU(중앙처리장치)와 280개의 GPU가 사용됐죠. 당시엔 놀라웠던 기술력이지만, 지금 챗GPT와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몇 년만에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습니다.
대화형 AI인 챗GPT가 인간처럼 판단하고 말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영역을 미리 학습해야합니다. 검색엔진의 결과와 논문, 뉴스 등 기록물을 읽어들이려고 할 겁니다. 그때 GPU가 기술적으로 이를 서포트합니다. 고도화된 연산을 진행하면서도 발열을 버티는 칩이 필요하죠.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우리가 묻는 말에 좀 더 척척 대답을 잘하게 만들려면 더 많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이때 엔비디아의 GPU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가 바로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고성능 D램인 HBM 시장은 이제 막 개화했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 시장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엔비디아에 4세대 HMM3를 독점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죠. 지난 9월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를 뒤쫓으며 엔비디아와 HBM3 공급 합의를 맺긴 했습니다.
이후 2018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에 올인하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그래픽카드용 반도체에서 AI시대를 맞아 비메모리 반도체로 확대하겠다는 선언이었죠 그는 당시 ’컴퓨팅의 미래‘란 주제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AI와 딥러닝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우리는 딥러닝에 올인하고 있다. 딥러닝에 사용되는 GPU의 발전 속도는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칩 시장에도 진출할 뜻도 밝혔습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과 손잡고 202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PC용 CPU를 공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CPU 시장의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인텔은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엔비디아의 CPU 시장 진출에 글로벌 IT 기업들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GPU 시장 석권에 이어 CPU 시장 재편도 시작될테니까요.
명심할 건 딱 하나입니다. 골드러시 때는 청바지를 파는 사람이 돈을 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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