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유망주 PGA '노크'… 한국 남자골프 미래는 밝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0.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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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존재감 커지는 韓
기대주 많아 위상 더 높아질듯
장유빈·조우영·안성현 등
한국골프 이끌어갈 미래 꼽혀
300야드 장타에 정교함은 기본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도
해외투어 진출 늘어날 전망

한국은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단일 국가로는 세 번째로 많은 9명의 선수가 출전권을 갖고 있다. 김주형과 임성재, 김시우, 최경주 등이 작성한 기록도 엄청나다. 김주형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다음으로 빠른 PGA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했고 임성재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5시즌 연속 출전했다. 김시우는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통산 4승을 거뒀고 한국 남자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최경주는 8번 정상에 올랐다.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뒤 한국 골프의 위상이 다시 한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영국 등 전 세계에서 PGA 투어 챔피언이라는 꿈을 키워가고 있는 특급 기대주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프로로 전향한 장유빈, 조우영과 함께 안성현, 문동현, 김현욱 등은 한국 골프를 이끌어갈 미래로 평가받고 있다. 가볍게 300야드를 날리는 장타에 웬만해서는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치지 않는 정교함은 기본이다. 여기에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그린 주변 어프로치 실력까지 겸비해 프로 선배들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선수들이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PGA 투어에 진출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PGA 투어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나이는 30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김시우를 시작으로 임성재, 김주형이 20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국 선수들의 PGA 투어 도전 시기가 빨라졌다.

지난 5일 아마추어 꼬리표를 떼고 프로가 된 장유빈과 조우영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또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자리를 잡은 뒤 PGA 투어 출전권을 노리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김시우, 임성재, 김주형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도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는 '성재로이드(임성재+스테로이드)'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시절 한국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임성재가 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자 또래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김동한

한국 아마추어 골프의 역사를 새롭게 쓰며 제2의 임성재로 평가받는 한 선수가 있다. 만 13세에 태극마크를 단 안성현이다. 최연소 국가대표이자 KPGA 코리안투어 최연소 컷 통과 기록(13세4개월)을 갖고 있는 안성현은 엄청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GA 투어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는 안성현은 2021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예선전에 출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안성현은 "임성재와 김주형 등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것을 보며 하루빨리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선배들과 함께 PGA 투어에서 경쟁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싶어하는 건 안성현뿐만이 아니다. 다음 시즌 국가대표가 유력한 최준희와 박정훈 등도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최준희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애덤 스콧(호주) 등을 보며 성장한 만큼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PGA 투어에 가고 싶다"며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도전해야 한다는 임성재 선배의 조언을 듣고 도전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PGA 투어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내 이름을 알려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미국에서 프로 골퍼의 꿈을 키우고 있는 선수도 많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에 재학 중인 박지원과 워싱턴대를 다니고 있는 송태훈이 대표적인 선수다. 이외에도 박상하(텍사스대 퍼미언베이슨), 최강준(듀크대) 등이 미국 대학 골프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선수들이 미국 대학 골프 리그를 선택한 이유는 PGA 투어에 진출하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판단해서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2022~2023시즌 페덱스컵 챔피언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욘 람(스페인),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등이 미국 대학 골프 리그를 거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만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박지원은 "중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와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정도로 현재에 만족한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면서 한 경험들은 프로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실력을 계속해서 쌓아 대학 선배 모리카와처럼 PGA 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 유니버시티 상위 입상자의 경우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PGA 투어 캐나다에 직행하는 만큼 4학년이 된 박지원과 송태훈은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송태훈은 "각 대학 골프팀에 소속된 10~15명 중 출전 기회를 얻는 선수는 매 대회 5명 정도에 불과하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 대학 골프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PGA 투어 유니버시티라는 미국 내 대학생 아마추어 선수에게 특별한 기회가 생긴 만큼 어떻게든 잡아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한(17·영어명 크리스 김)은 유럽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기대주 중 한 명이다. 부모의 사업으로 인해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동한은 지난 8월 아마추어 최고 권위의 대회 중 하나인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김동한 역시 PGA 투어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남다른 욕심을 드러냈다. 김동한은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쉽지 않겠지만 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내 이름 뒤에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 날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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