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아무리 험난해도 준비된 기업들은 ESG 예스지!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3. 10. 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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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환경·책임·투명경영은
기업 가치와 수익 창출 척도
전세계가 공시 의무화 나서
한국도 2026년에 도입 예정
협력사와 상생 협력 체계화
지역사회 공헌·기술지원 등
국내기업들 선제 대응 나서
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경영을 판단하는 기준인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투자자와 고객, 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4ESG 경영 실천 여부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척도로 여기고 있어서다. 특히 미래세대인 MZ세대가 기업 투자나 제품 구매를 고려할 때 가치 지향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ESG 경영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추고자 주요 국가들은 ESG 공시제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기업들에 ESG 공시 의무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 관련 공시 지침 최종안을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 최근 ESG 공시제도 도입을 2026년 이후로 연기했으나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할 때 공시 의무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과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체제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업 간 경쟁에서 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며 중소·중견 협력사와의 상생이 더 중요해져서다. 협력사 경쟁력을 키워 동반성장을 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상생·협력 사례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졌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올해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탈바꿈하는 '스마트공장 3.0'으로 한층 더 도약했다. 3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기업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특히 인구소멸 위험 지역의 중소기업을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삼성희망디딤돌 2.0' 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한 사회공헌(CSR)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자립준비청년에게 취업 교육을 제공한다. 주거와 정서 안정에 집중됐던 삼성희망디딤돌 1.0에서 진정한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자·정보기술(IT) 제조 기술자 양성과정, 반도체 정밀배관 기술자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년의 기술·기능 역량 제고와 경제적 자립을 꾀한다. 타 관계사들도 제과·제빵 과정(삼성웰스토리), 선박제조 기술자 양성과정(삼성중공업) 등을 통해 디딤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삼성전자는 자사 인재개발원과 삼성중공업 기술연구원도 개방했다. 올해는 120여 명의 청년이 교육생으로 참가했으며, 내년에는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 중장비 운전기능사, 애견미용사, 네일아트 미용사 등 4개 교육과정을 추가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동화 과정에서 부품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규모는 5조2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자동차 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에도 지원을 확대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2·3차 협력사가 수익성을 유지하고 부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1000억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꾸리기도 했다. 기금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전액 집행된 상태다. 현대차가 상생협력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미래 자동차 시장 패권과 관련이 깊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주도권을 잡으려면 부품 공급망의 큰 축인 중소 규모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밖에도 협력사의 안전적인 경영 환경을 위해 원자재 가격 조정 주기와 기준 지표 등을 합의하고, 가격 변동 시 납품가에 반영하는 원자재 연동제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에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단행했다.

SK그룹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청소년 등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에 나서면서 사회안전망 구축에 적극적이다.

지난 7월부터 가정과 학교 밖으로 내몰린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돕기 위한 취지의 '청소년 마음건강 지킴이' 버스를 운영 중이다.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하는 사업으로, SK는 8억원 상당의 상담버스 총 5대를 지원했다. SK그룹의 상담버스는 도서·벽지는 물론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와 학교, 청소년 밀집지역을 직접 찾아다니며 위기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개선을 돕는다.

버스에는 청소년상담사와 지도사가 탑승해 상담을 진행하고 가상현실(VR) 체험 및 성격유형검사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청소년 마음건강 지킴이 버스는 도서·벽지가 가장 많은 전라남도에서 운행을 시작해 내년까지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북도, 경상남도 등 총 5개 권역으로 운행을 넓혀갈 예정이다.

LG그룹은 2050 탄소중립 목표하에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비재무 데이터 신뢰도를 유지하고 ESG 공시제도 의무화에도 선제 대응하기 위해 ESG 정보 관리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또 그룹 주요 상장회사와 이사회에는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꾸려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목표다.

앞서 LG그룹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향후 LG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연료를 사용하며 직접 배출하는 탄소(스코프1)와 화력발전 전력 사용 등으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2)를 2018년 대비 2030년에는 27%, 2042년에는 62% 줄일 예정이다. 2050년에는 100% 감축이 목표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2050년까지 주요 계열사가 쓰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로 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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