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연패 주역은 '복학생'…K리그1 대표 스트라이커 주민규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구단 사상 첫 K리그1 2연패를 이루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한 선수로는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꼽힌다.
주민규는 '복학생'이다. 2019년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가 출전 기회를 찾아 당시 K리그2로 강등된 제주 유나이티드(현 K리그1)에 2020년 입단했다.
제주에서 리그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성장해 세 시즌 동안 89경기에서 47골을 몰아친 주민규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울산으로 돌아왔다.
제주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주민규는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울산에서도 중심을 잡았다.
당장 팀 내 최다 득점자가 주민규다. 정규리그 33경기에 출전, 15골을 터뜨렸다.
팀 득점 58골을 기록하는 등 리그 수위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울산에서도 선봉장 자리를 꿰찬 셈이다.
특히 5라운드 제주전(3-1), 12라운드 강원FC전(1-0) 31라운드 수원FC전(3-2) 등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울산이 승점을 쌓는 과정에서 간판 골잡이로서 제 몫을 했다.
2021년 22골을 넣어 한국 선수로는 2016년 정조국(현 제주 감독대행) 이후 5년 만에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는 아직도 리그 최고 스트라이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도 17골로 최다 골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수의 골을 넣은 조규성(미트윌란)보다 출전 경기 수가 많아 2년 연속 득점왕 수상에는 실패했다.
새로운 팀 적응에 따른 부침이 있을 법도 하건만, 주민규는 올해도 어김없이 득점왕을 노린다.
15골을 기록한 주민규는 현재 득점 2위다. 대전 하나시티즌의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가 16골로 주민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조규성, 황의조(노리치 시티), 오현규(셀틱) 등 유럽파 스트라이커들에게 국가대표팀 최전방 자리가 돌아간 가운데 주민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한 차례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국내 무대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는 데도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부터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한 주민규에게는 국가대표팀에 대한 아쉬움이 쌓여갔다.
이번 울산의 우승은 주민규 개인에게도 이런 아쉬움을 털어버릴 좋은 계기가 됐다.
'국가대표팀 승선'처럼 주민규가 얻지 못했던 타이틀이 바로 K리그1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민규는 지난 8월 27일 멀티 골을 폭발한 FC서울과 28라운드 원정 경기(2-2)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경험한 적 있는 득점왕보다는 한 번도 못 해본 1부리그 우승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느덧 최전방의 터줏대감이 된 주민규를 필두로 외국인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한 공격진이 울산이 우승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주민규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11골)에 오른 바코는 전반기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울산이 시즌 초반 고공행진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지난 6월에는 4경기에서 5골 1도움을 폭발하며 K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이달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테크니션' 바코와 달리 저돌적 돌파와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인 윙어 루빅손은 공격수임에도 수비적으로 기여하며 박용우(알아인)가 이탈한 울산의 공수 균형을 맞췄다.
미드필더 박용우가 7월 알아인(아랍에미리트)으로 떠난 후 울산의 수비가 흔들렸는데, 루빅손이 이전보다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수비에 공헌했다.
후방에서는 김영권, 조현우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았다.
특히 조현우는 지난달 30일 경쟁팀 포항 스틸러스와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방 쇼'를 펼치며 0-0 무승부를 이끄는 등 장기인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K리그 공식 부가 데이터 생산업체인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조현우는 지난 28일 기준 정규리그 20경기 이상 뛴 골키퍼 중 선방률(73.5%) 3위고, 30경기 이상 선수 중에서는 1위다.
리그 우승을 확정한 29일을 기준으로 보면, 20경기 이상 뛴 골키퍼 가운데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도 12경기로 가장 많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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