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 참사 1년 추도예배…"안전한 대한민국 위해 더 노력"(종합2보)
대통령실, 野 '대통령 사과' 요구에 "공식 자리에서 네 차례 이상 사과"
與 지도부·대통령실 참모도 참석…대통령실 "국민 마음 모으는 게 중요"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인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추도 예배를 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지난해 오늘은 제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비통함을 안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불의의 사고로 떠난 분들이 사랑했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믿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로 그 책임"이라며 "반드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지난 한 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배를 집도한 유상진 담임목사는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로마서 12장 15절을 인용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유 목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1학년까지 다녔던 교회다.
이날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 참석했던 정부와 당,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도 추도 예배에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박정하 수석대변인,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추모 예배는 영암교회의 1∼3부 예배가 끝난 뒤 별도로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신도들과 함께 예배하는 방안도 검토했는데 그렇게 되면 경호 문제로 신도들이 불편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교회 측과 상의해서 신도들이 가시고 조용히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교회 측에서는 회의차 남아있던 장로 17명이 예배를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예배가 끝난 뒤 교회 식당에서 신도들과 함께 식사했다. 신도 중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광초 은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태원 사고 현장이든 서울광장이든 성북동 교회든 희생자를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은 전국 그리고 세계 어디서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상진 목사 말씀처럼 지금은 재발을 방지하고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을 별도로 만날 계획을 묻는 말에는 "그런 부분들을 한번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공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는 "기억하는 것만 해도 윤 대통령이 공식 자리에서 네 차례, 또는 그 이상 직접 사과했다"며 "초기에 유가족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 유가족과 정부 공무원들의 일대일 매칭까지 윤 대통령이 지시했었다면서 "그 이후에 어떻게 전개됐는지는 여러분들이 잘 알 것 같다. 오늘은 애도에 집중하고 다른 이야기들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년간 이태원 참사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과정에 정치 세력이 개입해 진정성 있는 추모 의도가 일부 변질됐다는 시각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대회가 민주당이 개최하는 정치집회 성격이 짙다고 보고,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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