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마라톤] 함연식, 골반 통증 극복하고 男마스터스 부문 우승...이지윤 女 2연패
“그동안 간간이 좋은 단풍 구경하는 마음으로 (춘천마라톤) 코스를 뛰었어요. 2~3년 전부턴 몸이 많이 좋아졌는데, 이렇게 우승도 해보네요.”
남자 마스터스(일반부)에선 함연식(44)씨가 2시간32분10초의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그는 “사실 오늘 컨디션이 좋진 않았다. 7km부터 왼쪽 골반 쪽에 통증이 와서 25km 지점엔 중단할까 고민도 했다”며 “이후 2시간26분대 목표 기록 대신 완주를 목적으로 뛰었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서울 배문고 육상부 코치로 일하는 함씨는 고교 시절까진 장거리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다 대학 시절인 23세에 처음 풀코스를 뛴 뒤 마라톤 매력에 푹 빠졌다. 마라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도 선발됐지만, 이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마라톤을 할 때마다 머리에 있는 온갖 복잡한 생각을 말끔하게 비울 수 있어 참 매력적이다”면서 “러닝을 즐길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가족에게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여자 부문에선 이지윤(39)씨가 2시간56분23초로 우승했다. 직장인인 이씨는 2011년 10km 대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달리기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2012년 첫 풀코스 완주를 춘천에서 달성한 그는 작년 대회에선 처음으로 서브스리(3시간 이내 완주)로 1위(2시간57분01초)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엔 더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며 대회 2연패(連霸)를 이뤄냈다. 그의 기록은 선수 부문에선 6위에 해당했다.
이씨는 “기록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매년 ‘내년엔 10km나 하프마라톤을 뛰자’고 하지만, 신청 기간이 되면 다시 풀코스에 도전하게 된다. 이게 마라톤의 매력”이라면서 “남편과 함께 완주를 해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년에도 춘천에 또 오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남녀 10km 부문에선 각각 전자회사 설비팀 직원인 오현준(30·34분16초)씨, 가평중 육상 전임 지도자인 강경아(44·37분23초)씨가 1위를 차지했다. 경북 김천에서 온 오씨는 “2018년에 본격적으로 뛰는 걸 시작했다”며 “그동안 참가한 대회에선 2등, 3등을 했는데, 10번째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해 뜻깊다”고 말했다. 강씨는 “많은 사람들이 환호해 주는 장소에서 뛰어서 기분도 2배로 더 좋았다”며 “예전에 한 번 춘천마라톤 10km 뛴 적이 있었다. 두 번째 도전 만에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날 대회 내빈도 춘천 가을길을 달렸다. 10km 부문에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52분57초), 문성준 LS네트웍스 대표이사(1시간10분20초), 부상준 춘천지법원장(56분28초)이 참가해 역주했다. 부 춘천지법원장은 법원 직원 13명과 함께 가을 공기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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