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너마저"… 이·팔 휴전안 표결 기권에 분노한 민심

김태훈 2023. 10. 29. 15: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키로 한 가운데 유엔총회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실제로 지난 7일 이스라엘 민간인 등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 숄츠 독일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에서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면서 "독일은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며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대표 던진 미국과 달리 독일은 기권
"왜 이스라엘 전폭적 지지 주저하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키로 한 가운데 유엔총회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반대표를 던진 반면 독일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대신 기권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러자 독일 정가 일각에서 “어떻게 독일이 이스라엘한테 그럴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9일 dpa 통신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유엔총회의 휴전 결의안 통과 직후 독일 내 대표적 친(親)이스라엘 단체인 독일·이스라엘협회(German-Israeli Society)의 폴커 벡 협회장은 독일 정부를 맹비난했다. 결의안은 찬성 140표 대 반대 14표, 기권 45표로 가결되었는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미국과 달리 독일은 기권했다.

연립여당 일원인 녹색당 소속 하원의원이기도 한 벡 협회장은 “독일이 어떻게 이스라엘의 자주국방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한 유엔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할 수 있느냐”며 올라프 숄츠 총리를 겨냥해 “독일은 분명히 반대표를 던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이스라엘의 주권 수호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약속해왔다”며 “이번 투표에서 보여준 형태는 그런 약속과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진영에 대한 불필요한 배려 때문에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길 주저한다면 이는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진영’이란 하마스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반유대주의(anti-Semitism)에 맞서 함께 뭉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은 과거 히틀러의 나치가 집권하던 시절 유대인을 학살한 흑역사가 있다. 나치 독일은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이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점령지 곳곳에서 유대인들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전쟁이 종반으로 치달으며 유대인들은 강제수용소에 보내져 수감 생활을 하다가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로 2차대전 기간 약 600만명의 유대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독일은 그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해왔다. dpa 통신은 “나치의 홀로코스트 범죄를 계기로 독일 정치인들은 ‘이스라엘과 유대인들 전체의 안전에 대해 독일은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언급을 종종 해왔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이스라엘 민간인 등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후 숄츠 독일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에서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면서 “독일은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며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그 어떤 나라보다 독일의 지지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