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 경험을 더한다…롯데 단장 후보, 양상문 전 감독 물망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2023년 정규시즌을 7위로 마치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서둘러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20일 김태형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4일 취임식을 가진 뒤 25일에는 2군 구장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롯데 감독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김 감독은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단을 지휘한다.
하지만 아직도 롯데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다. 롯데는 김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차기 단장은 선임 과정 중에 있다”고 했다.
실제로 롯데는 차기 단장을 선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여러 후보군들이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롯데 사정에 밝은 한 야구계 관계자는 양 전 감독이 구단과 면접본 사실을 알렸다.
양 전 감독은 롯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롯데의 연고지인 부산 출신인 양 전 감독은 1985년 롯데에 입단했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롯데의 지휘봉을 잡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꾀했다. 당시 순위는 8위, 5위로 가을야구 진출은 하지 못했지만 이대호, 장원준, 강민호 등 주축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시즌 도중에는 LG의 감독을 맡아 3년 반 동안 팀을 지휘했고 이 기간 동안에 팀을 2차례나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채은성 등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며 성장을 도모했다. 2019년에는 다시 롯데로 돌아와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게다가 단장 경험도 있다. 2017시즌을 마치고 LG의 단장을 맡았던 양 감독은 팀을 꾸리는 경험도 했다.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해설위원으로 꾸준히 현장을 바라보고 있고 최근에는 여자 야구 대표팀 감독을 맡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팀을 이끌었다.
아직 롯데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양 전 감독과의 면접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팀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어떤식으로 잡았는지 알 수 있다.
비시즌 동안 롯데는 민심에 부응하려 힘쓰고 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끈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것도 김 감독을 원한 팬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단장 선임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가 2019년 처음으로 성민규 단장을 임명할 때까지만해도 팀 자체에서 변화나 혁신을 꾀했다. 성 전 단장은 ‘프로세스’를 강조하며 선수들의 육성을 꾀했지만 결과적으로 팀 전력의 약점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에는 단장 선임 기준으로 ‘경험’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롯데는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단장의 조합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적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 전 감독 말고도 또 다른 후보들도 물망에 올라있다. 롯데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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