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 법인장 “판매량 빨리 늘리기 보다 천천히 스며들겠다”

요코하마(일본)=박진우 기자 2023. 10. 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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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을 빠르게 늘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천천히 스며드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26일 일본 요코하마 현대모빌리티재팬 고객경험센터(CXC)에서 만난 조원상 현대차 일본 법인장(상무)은 이렇게 말했다.

조 법인장은 "판매가 적다는 얘기도 있지만, 현대차는 (일본시장) 재진입이라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보다는 마음을 나눈다(마인드 셰어)는 목적이 있다"며 "(중국의 BYD 등) 비교되는 다른 브랜드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일본)서 겪었던 경험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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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상 현대차 일본 법인장 인터뷰

“판매량을 빠르게 늘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천천히 스며드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26일 일본 요코하마 현대모빌리티재팬 고객경험센터(CXC)에서 만난 조원상 현대차 일본 법인장(상무)은 이렇게 말했다. 급격하게 판매를 늘리기보다는 여유를 두고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의미다.

조원상 현대차 일본 법인장(상무)이 일본 시장 내 판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일본을 떠난 지 14년 만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일본 시장에서 700대를 판매했다. 출시 첫 해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 법인장은 “판매가 적다는 얘기도 있지만, 현대차는 (일본시장) 재진입이라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보다는 마음을 나눈다(마인드 셰어)는 목적이 있다”며 “(중국의 BYD 등) 비교되는 다른 브랜드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일본)서 겪었던 경험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요코하마 현대차 고객경험센터(CXC). /현대차 제공

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매우 보수적이다. 경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의 40%에 달하고, 수입차 점유율은 5.4%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대하는 관점도 한국 소비자와는 다르다는 게 조 법인장의 얘기다. 그는 “폐쇄적인 일본에서 ‘3~4년 만에 1만 대를 팔겠다’, ‘점유율 5%를 달성하겠다’는 건 의미가 없는 얘기”라며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시승을 하고, 구매 경험에서 나오는 만족도를 통해 ‘현대차가 좋다’, ‘다시 이 차를 사고 싶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고급차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어떤 차급에서든지 가장 좋은 차로 인정 받겠다는 것이다. 고객경험센터(CXC)도 그런 목표에 따라 만들어졌다.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창고를 개조해 전체 공간을 조성했고, 재활용 소재를 곳곳에 썼다. 조명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차가 돋보이는 방식으로 했다.

요코하마 CXC 1층 전시 공간. 일본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오닉6를 미리 볼 수 있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CXC는 연면적 720㎡(약 217평) 공간에 자동차 인도, 수리, 세차, 충전 등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현대차의 초고속충전기 E-피트(Pit)가 설치됐다. CXC 안에는 은은한 편백나무향이 나는데, 특별히 만들어진 향기로 ‘현대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비 워크숍은 1층 전시 공간 옆에 마련됐다. 통유리를 통해 작업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2층에 들어선 소비자 라운지는 도쿄 번화가 오모테산도의 세련된 카페가 연상되도록 꾸몄다. 라운지에 놓인 가구들은 모두 일본의 장인들이 만든 것이다. 라운지에서도 1층의 정비 워크숍을 내려다볼 수 있다.

요코하마 CXC 자동차 인도장. 소비자는 이곳에서 특별 영상을 보고, 차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현대차 요코하마 CXC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은 자동차 인도장이다. 소비자가 인도장에 도착하면 스크린을 통해 현대차의 가족이 된 걸 축하하는 내용의 영상이 상영된 후, 판매 스페셜리트스가 차를 꼼꼼하게 설명한다.

차 바닥에는 회전판이 있어 360°로 새 차를 살펴볼 수 있다. 이어 기념 촬영을 하고, 소비자는 선물과 함께 집까지 설정된 내비게이션을 따라 CXC를 떠난다. 우치다 유지 판매 스페셜리스트는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공간으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며 “현대차가 세심하게 신경쓴다고 칭찬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요코하마 CXC 1층 정비 워크숍./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조 법인장은 “이런 형태의 고객경험센터는 지금까지 일본에는 없던 형태다. (라운지 한쪽에서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보고 있던 소비자를 가리키며) 저분도 CXC에서 고속충전을 하면서 커피도 마시는, 이를테면 CXC가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활성화되면 제품별 카페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전기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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