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챈들러’ 매슈 페리 사망…“자택 욕조서 발견돼”

이승준 2023. 10.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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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할로 인기를 얻었던 배우 매슈 페리가 세상을 떠났다.

프렌즈 속 챈들러 빙은 유쾌하고 낙관적인 사람이었지만 현실의 페리는 그렇지 못했다.

프렌즈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사랑하는 친구 매슈 페리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능 있는 배우이자 워너브라더스 가족의 일부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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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각)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매슈 페리. AP 연합뉴스

미국의 인기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할로 인기를 얻었던 배우 매슈 페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살.

28일(현지시각) 엘에이(LA)타임즈, 시엔엔(CNN) 등 미국 매체들은 매슈 페리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택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로스앤젤레스 소방국 대변인 브라이언 험프리의 말을 인용해 이날 오후 4시께 긴급 구조와 관련된 911신고를 접수하고 구조대원이 출동해 페리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 발견 당시 그는 이미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타살로 의심될만한 정황은 없다고 알려진 상태로, 현지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다.

현지 일부 매체는 페리가 대형 자쿠지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페리 쪽 관계자의 공식 입장은 현재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망 며칠 전 페리는 수영장을 연상케하는 자쿠지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바 있다.

드라마 ‘프렌즈’ 속 매슈 페리. 프렌즈 유튜브 채널 갈무리

1969년생인 페리는 10대부터 티브이(TV)드라마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하다 1988년 영화 ‘지미 리어든의 인생에서의 어느 하룻밤’(A Night in the Life of Jimmy Reardon)에 리버 피닉스와 함께 출연하며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은 1994년 미국 엔비시(NBC)가 방영을 시작한 시트콤 ‘프렌즈’다. 극 중 챈들러 빙 역할을 맡은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트콤’으로 불리는 프렌즈의 인기와 함께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뉴욕에 사는 여섯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프렌즈는 2004년까지 10년 동안 10시즌이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페리와 함께 작품에 출연했던 제니퍼 애니스턴(레이첼), 데이비드 슈위머(로스), 맷 르블랑(조이), 리사 쿠드로(피비), 코트니 콕스(모니카) 등도 스타가 됐다.

2002년 9월 54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드라마 ‘프렌즈’ 출연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프렌즈 속 챈들러 빙은 유쾌하고 낙관적인 사람이었지만 현실의 페리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2021년 에이치비오(HBO)에서 방송된 ‘프렌즈-더 리유니언’ 특별 방송에서 ‘프렌즈’ 출연 당시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고통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2022년 11월 출간한 매슈 페리의 회고록.

약물 중독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2022년 11월, 그는 ‘친구, 연인, 그리고 크고 끔찍한 것: 회고록’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인생의 절반을 약물 치료센터나 알코올 재활 시설에서 보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때, 마약성 진통제인 바이코딘을 하루 55알씩 복용할 정도로 약물에 빠져 살았다. 페리는 49살에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대장이 파열된 적이 있고, 당시 의사들이 그에게 “생존 가능성이 2%” 라고 진단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당시 그는 수차례 수술을 받고 몇 달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는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차례 재활시설에 들어가기도 했다. 약물을 끊었다고 밝혔지만 건강은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프렌즈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사랑하는 친구 매슈 페리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능 있는 배우이자 워너브라더스 가족의 일부였다”고 밝혔다. 또 “코미디에서 보여준 그의 천재성은 전 세계에 영향을 줬고, 그의 유산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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