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 비판 속 눈에 띄는 ‘성과’···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지적[2023 국정감사 평가]

김승희 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 지난 20일 초등학생 자녀의 학교폭력 가해 의혹이 제기되자 사퇴했다. 연합뉴스

정쟁과 자료 제출 공방으로 얼룩진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성과는 있었다.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폭력 논란 공개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연구비를 받고 연구보고서를 제때 내지 않은 서울대 병원 의사들이 45명에 이르고,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퇴직 후 가져간 항공마일리지 규모가 인천-뉴욕을 179회 왕복할 수준이란 점 등도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지난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경기도교육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전 비서관의 초등학생 3학년인 딸이 2학년인 후배를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학교 폭력 심의가 사건 발생 후 두 달이 넘어서야 열렸고, 전학이 아닌 학급 교체 처분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처벌이 늦었으며 약했고, 처분도 실효성이 없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특히 김 전 비서관 딸이 출석 정지 처분을 받자, 김 전 비서관 배우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을 김 전 비서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으로 교체했다고도 지적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의혹이 제기되자 사표를 제출했고 대통령실도 즉각 수리했다. 하지만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김 전 비서관 딸의 폭행 사례가 두 차례 더 있어 총 세 번의 학폭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실이 사전에 김 전 비서관 딸의 학폭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한국원산지정보원 등 총 5개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퇴직자 433명이 가져간 항공마일리지가 1256만4148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과 뉴욕을 179회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한국투자공사는 1인당 3만8364점의 마일리지를 가져갔는데, 평수기 기준으로 인천과 일본·중국 왕복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서울대병원 의사 45명이 연구비를 받고도 연구 보고서를 규정 기간인 2년 이내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밝혀졌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실은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과 강남센터가 진행한 연구과제를 분석한 결과 61건이 연구 규정을 어기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자체 감사에 따르면 규정 위반 기간은 평균 338일이다. 최장기간은 707일이다. 특히 이 중 51건은 민간기업 등 외부 과제였다. 김 의원은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