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은행 초과이익 환수 '압박'…정부, 서민금융 재원방안 연내 발표

권화순 기자 2023. 10. 29. 1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월말 기준 5대 은행 이자이익 30조 돌파…정치권 초과이익 환수 압박에 김주현·이복현 "종합 고려하겠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국내 5대 은행 이자이익이 지난 9월말까지 30조원을 돌파하면서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서민부담 완화를 위해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종합 검토 중이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올해말 정책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재원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다. 금융권이 매년 수천억원씩 납부하는 출연금 납부 의무는 오는 2026년 일몰된다.

5대 은행 이자이익, 30조원 돌파…김주현·이복현 이익환수 관련 "다양한 방안 종합 고려하겠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1~9월 이자이익은 30조9367억원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조8052억원 대비 7.4% 늘어나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은행권 이자이익은 2021년 8월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3분기(7~9월) 이자이익은 10조44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2048억원보다 2.4% 늘었다.

은행권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은행권 초과이익을 환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법으로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발의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서민금융법)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지난해 발의한 '법인세법·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있다. 은행권 초과 이익을 각각 서민금융 출연금, 세금으로 걷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민 의원 발의안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이상 상승한 경우 해당연도 은행 이자수익이 과거 5년 평균의 1.2배를 넘을 경우 초과금액의 10%를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출연금으로 내는 법안이다. 용 의원 발의안은 해당 연도 은행 소득액의 85%가 과거 5년 평균 소득액보다 많은 경우 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라는 기본 방향을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어려운 분들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 (정부가)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에 두고 있다", "여러 제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복현 원장도 "다양한 입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각국 여러 정책도 눈여겨 보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중심으로 세제 등 다양한 것들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연내 정책 서민금융 재원조달 방안 발표 예정... 수천억 금융권 출연금 2026년 일몰
은행권 초과이익 압박은 금융회사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서민금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이 올 들어 서민금융 대출을 대폭 축소하면서 정책 서민금융으로 중저신용자의 수요가 몰렸다. 당초 10조원 공급 목표를 세웠던 금융위는 한도를 늘려 연내 총 11조원을 공급키로 했다. 금융위는 올 연말까지 정책 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안의 핵심은 '재원의 안정성'이다.

현재 햇살론뱅크·카드·보험과 근로자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대부분이 금융회사 출연금으로 운영된다. 금융회사들은 2021년 개정된 서민금융법에 따라 매년 가계대출 잔액의 일정 비율만큼 출연금을 내왔다. 이같은 출연금 납부 의무는 오는 2026년 일몰된다.

2021년 법 개정으로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에만 부과됐던 출연금이 은행권을 비롯한 전 금융권으로 확대됐다. 특히 은행권에서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내왔다. 당시 '이익 공유제' 명목으로 출연금이 부과됐지만 은행권 반발이 거세 납부 의무를 5년 한시로 하는 일몰 조항을 넣었다.

올해 3월 신설된 소액생계비대출도 금융회사 기부금, 국민행복기금, 자산관리공사(캠코) 출연금 등이 섞여 있어 재원이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보증뿐 아니라 수요가 폭발한 서민·저신용자 직접 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재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정책서민금융은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이 유일하다. 내년에 처음으로 햇살론15에 정부 예산이 편성됐을 뿐이다.

올해 35만명, 4조원 규모로 공급될 전망인 근로자 햇살론은 공급 창구인 저축은행이 출연금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빚을 못 갚는 저신용자가 늘어 대위변제율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저축은행권 차등 출연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권별로 칸막이 쳐진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통합하고 출연금 제도도 개편하는 방안을 종합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