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아들의 양말 신고... 아버지는 아들 대신 춘마를 달렸다
외아들을 사고로 잃은 아버지는 아들 양말을 신고 아들이 뛰었던 그 길을 뛰었다.
송효순(65)씨는 29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10㎞ 구간을 아들 병찬씨 대학교 친구인 오석진(28)씨, 안지환(28)씨, 아들 전 직장 동료 박혜주(33)씨와 함께 달렸다. 송씨 아들 병찬씨는 2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26세였다. 1남 2녀 중 외아들이자 막내. 영국 런던정경대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수재였다. 송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을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기대가 컸다.
아들 병찬씨는 생전 달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영국 유학을 떠나기 전엔 부자가 함께 서울 서초동 자택부터 방배동 서래마을까지 뛰곤 했다. 병찬씨는 친구나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마라톤을 권하곤 했다. 춘마와는 2019년 인연을 맺고 하프 코스를 완주했다.
병찬씨와 2019년 춘마에 같이 참가했던 직장 동료 박씨는 지난 8월 그의 2주기 추모 미사가 끝난 후 아버지 송씨에게 춘마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병찬씨가 달리던 그 길을 같이 달리면 더 뜻깊은 추모가 될 거라 믿었다. 송씨는 “춘천마라톤에서 아들을 만나고, 아들과 함께 달리고, 아들과 같은 풍경을 보고 싶었다”면서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날 그 길을 뛰었다. 아들이 생전 달리기할 때 신었던 갈색 양말을 신은 채였다. 10㎞를 1시간 9분 7초에 완주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오늘 병찬이와 함께 춘천을 뛰었다”며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매년 아들과 함께 춘천마라톤에 오겠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스티븐 밀러 “대규모 불법이민 추방계획 설계”
- 우크라 매체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 공세 시작된 듯…10~15분 마다 공격"
- [기자수첩] ‘전공의 리더’ 박단, 이젠 전면에 나서라
- 부산·제주대 의대도 학생들 휴학계 승인
- “여·의·정 협의체 합의가 곧 정책… 성탄 선물 드릴 것”
- 젤렌스키 “우크라, 러·북한군 5만명과 교전중”
- [알립니다] 美 대선 이후 한미 관계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 [알립니다] 제15회 민세상 수상자 정진석 교수·이미경 이사
- [팔면봉] 尹 대통령, 임기 반환점 맞아 “소득·교육 양극화 타개.” 외
- 딸이 돼버린 아들… 머스크 “워크가 내 아들 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