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 절정의 골 감각…EPL 득점왕 경쟁 ‘집안싸움’ 될까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나란히 골 맛을 봤다. 손흥민은 득점 순위 단독 2위로 치고 나섰고, 황희찬은 EPL 진출 후 개인 최고 기록을 넘어서며 공동 5위에 올랐다. 득점왕 경쟁이 한국인 선수들 간 ‘집안 싸움’이 될지 주목된다.
황희찬은 29일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 EPL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26분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었다. 토티 고메스의 전진 패스를 따라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침투했고, 이후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문 아래쪽 골망을 흔들었다.
스스로 실수를 만회하고, 팀의 승점 쌓기에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값진 득점이었다. 황희찬은 전반 추가 시간 울버햄프턴 페널티 지역부터 공을 몰고 빠져나오다가 상대 선수의 발목을 걷어차 페널티킥을 내줬다. 상대 공격수 캘럼 윌슨이 성공하면서 1-2로 뒤집혔다. 하지만 황희찬의 골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고, 울버햄프턴은 승점 12점을 쌓아 12위를 지켰다.
이날 골로 황희찬은 리그 6호 골을 넣으며 2021~2022시즌 EPL에 입성한 이래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을 세웠다. 기존 최다 기록은 EPL 데뷔 시즌의 5골이다. 아울러 황희찬은 지난 시즌 37라운드부터 홈에서만 6연속골을 터뜨리며 1877년 창단한 울버헴프턴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리그 득점 순위 상위권에도 계속 이름을 올렸다. 윌슨, 알렉산데르 이사크(이상 뉴캐슬), 재러드 보언(웨스트햄), 브라이언 음베우모(브렌트퍼드)와 함께 공동 5위다.
손흥민은 전날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21분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풀럼전 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리그 8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9골)에 이어 득점 순위 단독 2위에 올랐다.
EPL 통산 득점 순위도 갱신했다. 손흥민은 통산 111호 골을 기록해 사디오 마네(알나스르), 디온 더블린과 함께 공동 24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10경기째 무패(8승 2무) 행진하며 승점 26점을 쌓아 리그 선두를 이어갔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득점왕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포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나면서 윙어에서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변경해 득점 기회가 많아졌다. 빠른 발에 세계 최고 수준인 양발 마무리 능력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에서 회복했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출전 시간을 관리해주는 덕분에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이번 시즌 25골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황희찬은 이전 시즌과 달리 잔 부상이 사라졌다. 흐름이 좋을 때마다 부상으로 기세가 꺾이곤 했던 아쉬움을 털고 있다. 여기에 리그 최고의 드리블러이자 어시스트 1위에 올라 있는 페드루 네투, 최전방 파트너 마테우스 쿠냐 등과 호흡도 물이 올랐다.
두 선수 모두 팀의 리그컵 조기 탈락,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 실패로 리그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도 득점왕 경쟁에는 호재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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