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 "비비 연기, 현장의 새로운 자극 돼" [HI★인터뷰]
부드러운 이미지 아닌 거친 남자로
배우 지창욱이 거친 남자로 돌아왔다. 이전까지의 부드러운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면 '최악의 악'에서는 피투성이의 건달, 또 언더커버 경찰이 돼 강렬한 장르물을 소화해냈다.
최근 지창욱은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최악의 악'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미국의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IMDb 기준 8.6점의 높은 평점을 기록할 정도 해외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지창욱은 "주변에서 고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더라. 저는 너무 행복한 작업이었다. 곰곰히 생각하니 너무 힘들었다. 팀원들과 치열하게 했던 것이 화면에 조금이나마 담겨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간 지창욱은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웃어라 동해야'로 주연 배우로 발돋움한 이후 드라마 '힐러' '더 케이투' '수상한 파트너' '도시남녀의 사랑법'과 영화 '조작된 도시'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존재감으로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와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으로 깊고 진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지창욱은 한중일 마약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해 강남연합에 잠입한 준모로 분했다. 준모는 기철(위하준)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조직원이었던 태호의 사촌동생 승호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에게 접근한다.
지창욱은 촬영 전까지 느와르 장르에 대한 우려를 갖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워낙 많은 느와르 소재의 이야기들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은 탓에 비교군상에 서리라는 걱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촬영을 시작하고 의심을 거두며 '최악의 악' 고유의 색깔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더 케이투'라는 작품 이후 액션을 안 하겠다고 결심했음에도 '최악의 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지창욱은 "'최악의 악'은 긴 호흡동안 더 극적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느와르를 처음 하기 때문에 호기심도 있었지만 시나리오의 인물 관계도가 좋았다. 또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더 케이투'이 정제된 액션이었다면 '최악의 악'은 가공된 느낌을 많이 주려고 했다. 현장에서 무술감독님과 이야기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액션에 변주를 줬다"고 설명했다.
액션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이나 캐릭터 빌드업,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들은 주연들에게 큰 과제였다. 이를 해내기 위해서 지창욱은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지창욱은 "극이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재밌어야 했던 것이 제겐 첫 번째 순위였다. 경찰이 언더커버가 되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인물의 내적 갈등을 극대화시켜야 했다. 드라마 주인공으로 가져야 하는 신념을 배제하면서 욕심, 자격지심, 콤플렉스에 더욱 집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전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소화하는 과정도 유의미하게 남았다. 지창욱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시도를 하게 된 소회를 묻자 "거친 남자 캐릭터를 소화하는 과정은 재밌었다. 전작들도 새로운 모습, 시도를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위해 계속 변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창욱은 피 분장부터 의상 등 시각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인물'을 완성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열등감에 가득찬 인물'이다. 그는 "자존감이 실제로 낮다. 내가 갖고 있는 콤플렉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저는 낮은 자존감을 억지로 높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물에 공감했던 지점을 짚기도 했다.
특히 가수 출신인 김형서(비비)의 연기는 지창욱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배우에겐 호흡 등 상투적인 표현이 있다.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순간 순간 나오는 지점이 있다. 형서는 배우 출신이 아니기에 그런 표현이 없었다. 거기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새로운 것들이 보여서 재밌었다"고 언급했다.
극중 치정의 요소를 맡고 있는 러브신을 두고 "솔직히 어색하지 않냐. 제가 그간 했던 작품보다 수위나 농도가 짙었다. 선배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많았다. 형서가 편하게, 또 의연하게 잘해내서 고마웠다. 형서가 적극적으로 연기를 한 덕분에 잘 나왔다"고 말했다.
같이 호흡한 위하준에 대해선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그를 지켜봤다. 하준의 장점을 보고 질투도 났고 부럽기도 했다. 덕분에 현장이 즐거웠다. 본인 스스로도 너무 열심히 하는 게 보인다. 선배이자 동료로서 '질 수 없다, 내가 창피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준 역시 이렇게 즐거운 현장이 처음이었다고 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연애 예능을 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창욱은 "'하트시그널'을 보는데 충격을 받았다. 연애 예능이 이렇게 재밌으면 배우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관객들에게 이만큼의 감정을 전할 수 있을까. 충격적이다"라고 의외의 소회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 말미 "여전히 액션이 너무 하기 싫다"고 힘주어 말한 지창욱은 "그래도 성취감이 있다. 액션만의 매력이 있다. 느와르라고 해서 선택하진 않겠지만 좋은 글과 역할이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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