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1년, 故 이지한 母 “눈 감는 순간까지 사랑한다고 말할게”[전문]
[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지난해 이태원 참사여파로 숨진 배우 이지한의 어머니가 아들의 기일을 맞아 애끓는 모정을 드러내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지한의 어머니는 29일 고인의 개인 채널에 “세상 그 모든 것과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라는 말로 장문의 편지를 게재했다.
그는 “지한아, 네 모습이 아직도 내겐 너무나 생생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는 게 있다”며 “네 아름다운 눈빛. 아무리 기억해내려 해도 네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나질 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라며 “엄마가 죄인이야.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 견딜 수가 없다”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을 담았다.
마지막에는 “엄마는 눈 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 조금 이따 만나자”라고 글을 마쳤다.
이지한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로 데뷔한 이지한은 2019년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의 남자주인공을 맡아 배우로 전향했다. 그는 MBC ‘꼭두의 계절’(2023) 촬영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래는 이지한 어머니의 전문.
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
엄마야. 오늘이 너를 못 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
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 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
지한아 네 모습이 아직도 내겐 너무나 생생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게 있더라.
그건 너의 그 아름다운 눈빛이야. 아무리 기억해 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나질 않아서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10월말의 차디찬 도로 위에 덩그러니 던져져 구조를 기다리던 네가 또 얼마나 등이 시리게 추웠을까를 상상하니, 엄마도 그 고통에 죽고 싶어 한손으로 목을 조르고 코를 막아도 봤지만 몇초 만에 나는 내 손을 비겁하게 떼었고, 솜 베개로 얼굴을 감싸고 숨이 멎는 그 순간까지 참아 보았지만 숨 못 쉬는 고통을 참지 못해 그만 얼굴을 들어버렸어.
정말 미안해 지한아. 엄마가 죄인이야. 너를 구하러 엄마·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 .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방에서 다리를 오그리고 잠을 자야 하고, 세상에서 가장 쓴 음식을 먹어야 하며, 목이 말라 죽을 거 같을 때 겨우 물 한 모금을 먹어야 하며, 나는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나만 살아있음을 네게 미안해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매일 매일 되뇌곤 해. 네가 그런 엄마를 바라지 않는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그게 진짜 엄마 속마음이야.
1년 동안이나 너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53번째 정거장에 내려 200미터를 걸어가는 그 길이 항상 가슴에 돌덩이를 하나 데리고 가는 것처럼 늘 낯설고 힘드는구나.
내가 왜 너를 만나기 위해 그 길을 가야만 하는 거니.
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 살려 달라고 !압사당할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을 듣고도 외면해버린 짐승들...한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수만큼 나날이 커진다.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다짐한다.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할 수있는 모든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
항상 슬픈 엄마는 네게 준 적이 없던 하얀 쌀밥과 살 안 쪄서 좋아했던 달지 않은 과일을 가지고 어김없이 너를 찾아간다.
지한아,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 싶구나.
지한아,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엄마는 눈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 조금 이따 만나자..
2023.10.29.새벽4시.엄마가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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