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한국의 10분의 1 수준… 日, 신장 기증 대기 14년

강구열 2023. 10. 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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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법 시행 이후 26년이 걸려서야 일본의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가 누적 1000건을 달성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관련 인력·시설, 국민들의 인식 부족 등으로 주요국가 중 장기기증이 꼴찌 수준인 일본의 현실이 재차 확인됐다는 평가다.

법률 개정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일본의 뇌사자 장기기증은 여전히 주요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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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법 시행 이후 26년이 걸려서야 일본의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가 누적 1000건을 달성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관련 인력·시설, 국민들의 인식 부족 등으로 주요국가 중 장기기증이 꼴찌 수준인 일본의 현실이 재차 확인됐다는 평가다.

요미우리는 일본장기이식네트워크(JOT) 발표를 인용해 주고쿠·시코쿠 지방의 한 병원에 입원한 60대 남성에게 뇌사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장기가 적출돼 5명에게 심장, 폐, 간, 신장을 이식하는 1000번째 뇌사자 장기기증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은 1997년 장기이식법을 시행했지만 뇌사 판정 이전 본인의 서면 의사 표시와 가족 동의가 필요해 기증은 연간 1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2010년 법을 개정해 가족의 동의만으로 기증이 가능하게 하고, 15세 미만 기증도 인정했다.

법률 개정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일본의 뇌사자 장기기증은 여전히 주요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만명 당 기증자는 미국이 30.25명, 스페인 27.27명, 프랑스 22.24명, 한국 7.89명인데 비해 일본은 0.74명에 불과하다. 요미우리는 “기증를 희망하는 환자의 평균 대기기간은 신장이 14년8개월, 심장이 3년5개월, 췌장이 3년3개월”이라며 “최근 5년간 대기 중 사망한 환자는 198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증자 부족으로 해외에서 이식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해외에서 이식수술을 받은 뒤 일본으로 돌아와 치료 중인 환자는 543명(지난 3월 기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뇌사자 장기기증이 적은 이유는 관련 제도 미비, 인력 부족 등이 꼽힌다. 요미우리는 “미국, 한국에서는 뇌사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관련기관 보고를 의무화해 잠재적 기증자를 발굴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뇌사를 판정할 수 있는 의사, 장기기증에 필요한 간호사의 부족도 문제로 꼽혔다. 부모에게 받은 신체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유교적 사고방식이 시신에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장기기증을 기피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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