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혐오 반영?...여야 당직자 공채 경쟁률 하락
최근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당직자 공개 채용 경쟁률이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당직자 출신 국회의원, 장관들이 꾸준히 배출되며 경쟁이 치열했던 정당 공채가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극심한 정치 대립으로 인한 정치 혐오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달 사무처 당직자(5급) 7명을 공개 채용했다. 정치학 및 종합상식, 논술·면접 등으로 이뤄진 전형에는 정치학과 및 사회학과 출신 300여명이 지원해 약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당시 당직자 7명을 모집하는 데 929명이 몰리며 13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18년 만에 지원자가 60% 이상 줄어든 것이다. 당시 김무성 사무총장은 “유학파 40명, 박사 5명, 석사 100여명 등 고학력자가 대거 지원했다”고 했었다. MB정부 초반인 2009년만 해도 한나라당 당직자 10명 모집에 819명이 지원하며 82대 1의 경쟁률을 보였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지난 8월 당직자 6명을 공개 채용했는데 150여명이 지원하며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역시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민주당이 당직자 6명을 채용하는 데 840여명이 지원하며 1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6년 만에 지원자가 8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한때 당직자는 권력의 출세 코스로 꼽혔다. 여권의 김무성·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정병국 전 문체부 장관, 김희정 전 여가부 장관을 비롯해 야권의 유은혜 전 부총리,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문체부 장관을 지낸 황희 민주당 의원 등이 모두 당직자 출신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각종 혐오 요인을 양산하는 정치권이 직업적으로 볼 때 더 이상 매력적인 분야가 아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여야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 비율이 역대 최대 수준인 30%를 상회하며 정치 불신 세태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 정권의 낮은 지지율도 당직자 공채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이제 일류 인재들은 기업으로 가지 정당으로 안오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당 당직자는 정부나 청와대 등 다양한 분야로 나갈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월급보다는 정치적 비전을 보고 지원했는데 정치 혐오로 인해 예전보다 선호도가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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