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국회 앞두고 쏟아지는 ‘조특법’…내용은 정부안 ‘복붙’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3. 10. 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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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10월에 발의된 안만 23건
세 건 빼고 모두 與의원 제출
발의 실적쌓기…비슷한 내용 남발
지난 3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11월 예산시즌을 앞두고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등 세법개정안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의 내용과 대동소이한 법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이 이미 발의된 정부안에 맞춰 ‘생색내기용’ 발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한달간 국회에 제출된 조특법 개정안은 23개에 달한다. 건수만 놓고 보면 직전달(20건)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국정감사 전인 9월 의원발의 법안이 약 700건에 이르는 반면 이달 발의 법안은 약 170건에 달했다. 발의법안 건수가 전달 대비 현저히 줄었는데도 조특법 개정안 발의건수는 줄지 않은 것이다.

조특법이 쏟아지고 있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정부가 7월말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담긴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의원들이 실적을 쌓기 위해 정부안과 비슷한 발의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조특법 중에서 바꿔야 된다고 하는 내용들이 많은데, (최근 발의되는 조특법은) 정부 세법개정안을 보고 베낀 것들이 많을 것”이라며 “통합해서 심사가 들어가면 정부도 동의한다고 할 테니 ‘누울자리 보고 다리를 뻗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달 발의된 조특법은 세 건을 빼고 모두 여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특히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23건 중 홀로 14건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들은 각각 △외국인근로자 단일세율 과세특례 5년 연장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4년 연장 △농·임·어업용 석유류 면세 적용기한 4년 연장 △일반택시 운송사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경감 특례 기간 7년 연장 등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체로 정부 세법개정안에 담긴 과세특례 연장기간만 소폭 수정한 내용들이다. 이중 외국인근로자 단일세율 과세특례 연장은 정부안과 연장기간도 동일하다. 중소기업, 농·임·어업용 석유류, 일반택시 운송사업자 관련 정부안의 특례 연장기간은 3년이다.

배준영 의원이 발의한 조특법 개정안도 정부가 발표한 개정안과 큰 차별점이 없다. 개정안은 기회발전특구 창업기업 등에 대한 법인세 감면 신설 조항을 담았다. 정부안도 기회발전특구 기업에 대해 소득·법인세 감면을 골자로 한다.

김형동 의원실 관계자는 “(조특법 개정안들은) 원래 준비하고 있었던 것들”이라며 “정부가 발표하지 않더라도 통상 의원들이 다 하는 것들이고,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다고 해서 의원이 발의를 안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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