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부부가 함께 뛰는 마라톤…“춘마 덕분에 결혼까지 완주” [춘천마라톤]

양승수 기자 2023. 10. 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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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결혼 전 상견례 겸 마라톤까지…올해로 2번째 마라톤
2023년 10월 29일 강원 춘천 공지천에서 열린 가을의 전설 2023 춘천마라톤에 사돈이 함께 출전하는 노경훈, 구본용씨가 가족들과 대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지현, 노경훈, 장연심, 구본용, 권혜정, 구원모. /남강호 기자

“춘천마라톤 덕분에 결혼까지 완주, 앞으로도 매년 함께 뛰겠습니다.”

29일 열린 2023년 춘천마라톤에 참석한 구본용(63)씨와 노경훈(58)씨는 사돈 관계다. 구씨 아들 구원모(33)씨와 노씨 딸 노지현(30)씨가 지난 3월 1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가족이 처음 만난 지난해 7월 상견례 자리에서 두 사람은 마라톤 이야기로 어색함을 풀었다. 마라톤을 즐겨 지금까지 37번 풀코스 완주를 한 구씨에게 노씨가 “마라톤 풀코스를 즐겨 뛰신다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라고 하자, 구씨가 “가족이 다 함께 마라톤을 뛰는 건 어떻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렇게 구씨·노씨 가족은 지난해 춘천마라톤을 함께 뛰었고, 올해도 춘천을 찾았다. 노씨는 “그런 일을 상의 없이 결정하면 어쩌냐고 아내에게 혼도 났지만, 사돈 집안과 함께 춘마에 도전한다는 것에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춘마는 구씨와 노씨 가족에게 ‘가족 단합대회’로 자리 잡았다. 10km를 뛰면서 함께 땀을 흘리고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달린다. 양가 아버지들은 나란히 달리며 “마라톤만큼 힘든 결혼 생활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을 만큼 돕자”며 사돈 간의 의리를 다졌다.

춘마 덕분에 구씨와 노씨 가족은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딸 노지현씨는 “춘마를 뛰면서 양가 가족들이 돈독해지고 분위기가 편안해졌다”며 “덕분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구원모씨는 “사돈 관계가 어려울 수 있는 관계인데, 춘천마라톤 덕분에 정기적으로 두 가족이 모여 화합을 다진다”며 “연례 행사로 매년 춘마에 모이겠다”고 했다.

지난해 춘마에선 두 가족이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뛰었던 반면, 올해는 철저히 준비하고 나와 작년보다 월등히 성적이 좋아졌다. 지난해 1시간 1분에 완주했던 노지현씨는 시아버지와 매주 공지천을 뛰면서 훈련한 결과, 올해엔 58분 31초를 기록했다. 남편 구원모씨는 49분 18초에 완주했다. 노지현씨는 “가족들이 각자 목표한 바를 달성해서 기분이 좋다”며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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