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방해 학생 ‘집으로’…인계 거부 학부모에 법적 조처 가능

서울시교육청 생활지도 고시 해설서 배포

지난 9월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교차로 일대에서 열린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2학기부터 적용 중인 ‘학생생활지도고시’(고시)를 반영해 학칙을 새로 만들 때 참조할만한 예시를 담은 ‘학생생활규정 길라잡이’(길라잡이)를 관내 학교에 보급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30일 “생활지도고시에서 학칙으로 위임한 구체적 사항들을 예시로 제공했다”며 길라잡이를 서울 시내 초·중·고·특수·각종 학교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교원의 생활지도 범위와 방식 등을 정한 고시를 마련해 지난 9월1일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했다. 다만 고시는 물품 압수나 학생 분리 조처 등 민감하고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는 사항을 학칙으로 정하는 것으로 규정해, 학교들이 따를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컸다. 가령 ‘학교장과 교원은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정 물품을 학생으로부터 분리·보관할 수 있다’거나 ‘학생 분리 시 분리 장소·시간 및 학습지원 방법 등의 세부사항은 학칙으로 정한다’고 하는 식이다.

길라잡이는 오는 30일 교육청 홈페이지(sen.go.kr)에 개재된다. 교육청은 이달부터 학칙 개정에 도움을 구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길라잡이에 담긴 주요 내용을 질문과 답 형태로 정리했다.

—문제행동을 한 학생을 분리할 때 반드시 조언·상담·주의 단계를 거쳐야 하나?

일반적인 교육활동을 하는 상황에서는 먼저 조언이나 상담을 하고 주의를 준 이후에도 학생에 대한 행동중재가 어려운 경우에만 훈육을 해야 한다. 다만, 학칙에서 정한 금지 행동을 하는 학생에게는 바로 구두 제지를 할 수 있고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것 같은 긴급한 경우에는 곧바로 물리적 제지를 할 수 있다.

—수업 방해로 교실 바깥이나 가정으로 분리 조처된 학생의 출석은 인정해주나?

고시에 따라 분리 조처된 학생의 출석은 인정해준다. 보호자가 인계해 가정학습을 하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출석이 인정된다. 다만 학교에서 별도의 ‘분리학생 조치 현황 대장’ 등을 마련해 분리 학생의 학습 장소를 기록·관리해야 한다.

—지속해서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은 보호자에게 인계 요청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보호자가 인계를 거부하면 어떡하나?

만약 보호자에게 학생 인계를 요청했으나 보호자가 이를 반복적으로 거부할 경우 사안에 따라서는 교원의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로 본다. 이에 대해선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등에 따라 법적 조처를 할 수 있다.

—소지품 보관에 불응하는 학생에게 물리력을 써도 되나?

물품의 분리·보관을 위한 물리력 행사는 경우에 따라 중대한 기본권 침해가 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신 학생이 교원의 정당한 물품 분리·보관 요구를 거부하면 이런 내용을 기록해 별도의 학교 생활교육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운 정황이 나오면 소지품 검사를 해도 되나?

흡연 정황이 신고된 객관적인 사실이 있어 화장실을 사용한 학생들이 흡연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담배 등을 소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물품 조사가 가능하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