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카타르,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비판... 유럽은 우려 성명
이스라엘이 지난 7일 기습공격을 가한 하마스를 상대로 3주동안 준비해온 지상군 투입 작전을 사실상 개시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아랍 주요국가 등이 잇따라 우려·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입장을 두고 국제사회는 극심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현안을 다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도 재소집됐다.
29일 AFP통신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스라엘의 공세가 강화된 뒤 소셜미디어에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적대적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강도높은 공습이 가해지는 동안 가자지구는 전기가 완전히 끊기고 고립돼있다”며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가 전기·음식·식수가 끊긴 가자지구의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서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이들을 포함해 너무나 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는 국제인도주의법에도 위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인도주의 접근을 위해 적대행위 중단이 당장 시급하다”고 했다. 다만 보렐 대표는 또 이스라엘을 겨냥한 하마스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상대 로켓포 공격도 비난하면서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주요 아랍국가들은 잇따라 하마스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하거나 배려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28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의한 어떤 지상군 공격도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더 위험하면서 비인간적인 상황에 노출시킨다”고 말했다. 사우디정부는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군이 수행한 가자지구 지상군 작전의 결과로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사우디는 이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이런 노골적이고 부당한 국제법 위반 행위를 지속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한다”며 “이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거듭 단호한 반대와 경고의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전쟁 발발 전까지 미국 중재로 수교 물밑 접촉을 벌여왔던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당분간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카타르는 하마스와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제르 알 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CNN 인터뷰에서 “수도 도하에 개설돼있는 하마스 사무소를 폐쇄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대변해주는 통로 역할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알안사리 대변인은 “(앞서 카타르의 중재로 성사된) 이스라엘측 인질 석방에서도 대화 채널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긴장완화의 노력에 있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작전을 현안으로 다룰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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