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잘 하려면 못되게 해야한다? 한동희, I am 팀이 우선이에요
롯데 한동희(24)를 향해 애정어린 시선들을 보내는 야구계 관계자들은 그의 성격에 대해 한 마디씩 하곤 한다.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개인적인 역량은 정말 뛰어난데 ‘너무 착해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데뷔 때부터 주목 받았던 선수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에서 이런 의견들이 나오곤 한다.
롯데를 대표한 타자인 이대호를 보며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운 한동희는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해 87경기를 뛰며 4홈런 타율 0.232 등을 기록한 한동희는 2020년에는 17홈런을 쏘아올리며 데뷔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월에 처음으로 월간 MVP를 수상했고 시즌을 마칠 때에는 데뷔 첫 3할(0.307)을 기록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올해 한동희의 성적표는 예년에 비하면 초라하다. 108경기에서 타율 0.223 5홈런 32타점 등으로 부진했고 선발보다는 경기 후반부에 나오는 일이 잦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지난 9월 열렸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것이다. 한동희는 아직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해결책이 될 수 있었던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뽑히지 못했다.
이런 과정을 알기에 김태형 롯데 감독도 한동희에게 “올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코칭스태프들도 “힘들 때 너무 본인이 안고 있는 것 같다”며 “터뜨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한다. 일각에서는 ‘못된 선수가 야구를 잘 한다’며 한동희의 성격이 바뀌기를 바란다.
하지만 한동희는 “저는 반대로 좀 생각한다”며 “그렇게 (감정을) 터뜨리면 팀에 피해가 간다고 생각한다. 그냥 혼자서 삭히고 다른 걸로도 풀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동희도 자신을 향한 우려들을 잘 안다. 그는 “올해 결과가 안 좋았고 그런걸 통해서 배운게 분명히 많다”며 “내년에도 분명히 슬럼프는 올 것이다. 그래도 좀 더 빨리 탈출할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배웠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희는 11월 말까지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을 한 뒤 이대호와 함께 비시즌 훈련도 떠난다. 그는 “올해 잘 안 풀리면서 배운게 많다고 생각해서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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