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노조, 스텔란티스와 협상 잠정 타결
바이든 “노동자 존엄 보장하는 역사적 합의”
미국 완성차 업체 ‘빅3’를 상대로 동시 파업을 벌여 온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에 이어 스텔란티스와도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양측은 임금 25% 인상, 직원 고용 승계 등을 골자로 하는 새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중산층 일자리를 위한 노조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환영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이날 UAW와 스텔란티스가 임금 협상을 타결했으며 29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가 협약을 비준하는 즉시 임금을 11% 인상하고, 앞으로 4년 반 동안 25%까지 올리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폭등시 생활비 보조 차원에서 임금을 33%까지 올릴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이는 지난 25일 포드와 UAW 간 잠정 합의안의 틀을 따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역사상 기록적인 (단체) 협약을 쟁취했다. 회사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모든 돈을 1원 단위까지 얻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 측은 “우리는 직원 4만3000명의 직무 복귀와 공장 재가동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일자리 보장 방안이 담겼다는 점이다. 사측은 현재 가동이 중지된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소재 스텔란티스 생산시설에서 중형 픽업트럭을 다시 만들고, 이를 위해 노동자를 채용하기로 했다. 인근에 들어서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도 노동자 약 1000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조업 중단 위기에 놓였던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의 공장도 계속 유지 또는 확대해 최대 5000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환영 성명을 내고 “신의성실에 기반한 힘겨운 협상을 거쳐 노동자들이 누려 마땅한 임금과 혜택, 존엄과 존경을 보장하는 역사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합의는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들이 번영하도록 돕는 동시에 강한 중산층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조와 단체협상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UAW가 ‘빅3’ 완성차 업체 가운데 2곳과 차례로 협상을 타결하면서 6주째 이어져 온 파업이 종결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UAW는 이날 제너럴모터스(GM)의 테네시주 공장에서 파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양측이 협상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최종 합의가 결렬되면서 노조가 사측을 막판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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