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저작권 분쟁에 노사갈등까지… 웹젠 `삼중고`
웹젠이 안팎으로 악재를 드러내고 있다. 엔씨소프트와의 저작권 분쟁 1심에서 패소한 가운데 3분기도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노사 갈등까지 격화하고 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은 최근 신작을 잇따라 출시하며 실적 반등에 힘쓰고 있다.
먼저 지난 26일 유명 원작 기반 서브컬처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마스터 오브 가든'을 국내 시장 출시했다. 총 500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라이트 노벨이 원작으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구글 플레이 인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일에는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뮤 모나크'를, 지난달에는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라그나돌: 사라진 야차공주'를 내놨다. 당초 웹젠은 올해 하반기에 4종의 신작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신작 출시에 공들이는 이유는 실적이다. 웹젠의 실적은 최근 들어 감소세다. 올해 영업이익은 1분기 97억원, 2분기 118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28%, 53.78% 줄었다. 신작 출시가 모두 하반기에 이뤄진 만큼 아직까지 반등의 기미는 찾기 힘들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보면 웹젠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07억원,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점쳐진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75%, 영업이익은 53.49% 감소한 수치다.
실적 부진에 더해 노사 갈등, 저작권 분쟁까지 빚고 있다. 웹젠 노조는 지난 25일 입장자료를 내고 "사측이 부당노동행위 인정 판정 이후 대화해 올 것이라 기대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회수석의 부당해고건처럼 행정소송까지 하며 시간 끌기를 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웹젠 노조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열린 근로시간면제자(지회장)의 처우 거부에 관한 구제신청 심문회의 결과 '일부 인정' 판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지노위의 부당노동행위 인정에도 사측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8월 사측이 지회장의 처우 상향을 부당하게 미루고 있다며 지노위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웹젠 단체협약상 지회장의 연봉 상승과 인센티브액은 전체 조합원의 평균에 맞추게 돼 있다. 이를 근거로 사측은 전체 조합원 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현실적으로 개인정보 제공이 어려운 만큼 타 게임사 노조의 사례처럼 전체 직원 평균에 맞춰 처우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지회장이 2022년~2023년도 임금상향·인센티브 추정액 최저 1643만원에서 최대 2446만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웹젠 측은 "회사는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근거해 협상해 왔다"면서 "지노위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결정문을 아직 수령하지 못해서 이를 받아봐야 더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웹젠 노사는 노조 수석 부지회장 해고건을 두고도 충돌 중이다. 노조는 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했고 '원직복직' 판정을 받았다.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지만 사측은 업무상 과실과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따른 조치였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엔씨소프트와 저작권 분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8월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웹젠의 'R2M'이 엔씨소프트 '리니지M'을 모방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웹젠은 엔씨소프트에 10억원을 지급해야 하며 'R2M'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는 게임과 광고의 복제·배포·전송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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