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 추진"

2023. 10. 2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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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위성정당' 비판에 "누가 누구의 위성이냐. 협업 의미 애써 축소하는 것"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내년 총선을 대비한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공식화했다. 당 내에서는 사실상 '위성 정당 전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재창당을 놓고 내홍 중이던 정의당은 더 큰 갈등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징계 추진 논란…"여성·청년 혐오")

이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할 것"이라며 "녹색당과의 통합단계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선거연합정당을 통해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파트너로 이를 기후시민들의 힘을 모아내는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녹색당은 오랜 시간동안 한국 사회 녹색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해왔고, 정의당 역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더는 후순위로 두거나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해왔다"며 "22대 국회에서는 양당 연합의 끈을 놓치지 않고 공동기구를 통한 의회전술을 펼치고 기후정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더 높은 수준의 연합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선거연합정당이 21대 총선 국면에서 논란이 된 비례위성정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연합정당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거나 두 당 협업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선거연합정당은 우선 총선의 모든 후보를 하나의 당에서 함께 선출하고, 지역구 후보를 포함하여 함께 선거를 치른다는 점에서 비례정당이 아니"라며 "누가 누구의 위성이란 말인가. 정의당이나 녹색당은 대등한 관계에서 공동의 지향을 함께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존의 위성정당은 거대정당이 가짜정당을 만들어 부당하게 의석을 갈취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두 당의 선거연합정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치를 중심으로 한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연합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한 총선을 위한 일회적 대응이 아니라 이후 두 당의 연합으로 기후정치의 시너지를 만들고, 보다 많은 기후시민들과 정의로운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노동세력들을 결집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 내에서 선거연합정당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선 "총선을 앞두고는 모든 정치세력들이 극도로 예민해진다. 정의당도 예외는 아니"라며 "당의 진로에 대한 여러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당대표로서 여러 의견들을 최대한 수렴하고, 조정하며 당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제시한 안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의사기구의 뜻을 존중하여 일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향후 선거연합정당 계획에 대해 "11월 중순 정의당의 혁신재창당 1단계 윤곽이 잡히면, 2단계 연합정치에 대한 논의와 총선을 이끌어갈 지도체제를 정비하는 수순을 밟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보정당의 합산 득표율이 3%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해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 강하게 휘몰아치면서 분명한 쏠림 현상이 있었다"며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나타난 득표율의 단순 합산으로 두 당의 선거연합 결과를 평가하긴 이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의당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정의당이 충분히 답하지 못했던 결과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며 "22대국회 기후정치의 새 장을 열기를 바라는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는 과정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서 기존 단순 합산을 뛰어넘는 시너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보 정당 외 한국의희망(양향자 신당), 새로운선택(금태섭 신당), 이준석 신당 등과의 연합 가능성에 대해선 "이준석 신당이 창출될지 아닐지 확인된 바 없어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보수진영 안에서 개혁적인 보수 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 그런 흐름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의당 입장에서는 기존의 20여 년간 걸어온 진보정치가 더 나은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거기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더 넓게 힘을 모아 나가면서 지금과 같은 극단적 양당 대결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개혁적 보수, 더 넓은 진보가 양당 체제를 극복하라는 것이 시대의 요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당내에서 지도부 사퇴론이 거세게 제기되는 데 대해선 "모든 선거 평가는 대표와 지도부가 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거취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 다 열어 두고 고민해왔다"며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주요 인사, 당외위원장 등과 심도 깊은 논의를 해왔고 많은 지도부들께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끝이 아니라 혁신 재창당의 소임을 마무리하면서, 그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옳겠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일축했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징계 여부를 둘러싸고 당내 잡음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지난 광역시도당 연석회의에서 당내 징계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당일 (두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는 "정의당은 양당의 적대적 공생정치를 허물어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뚜렷한 비전"이라며 "정의당은 정치가 실종된 대한민국의 정치를 복원해 나가기 위해 제3당 지위를 지치지 말고 뚜렷하게 확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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