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최다 30실책→PS 36이닝 0실책…AG 금메달이 NC '10년 유격수' 만들었다
[OSEN=조형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야구 미래를 좌우할 분기점이 됐다. NC 다이노스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유격수 김주원(21)의 성장을 가을야구에서 확인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얻은 경험이 NC의 미래 10년을 책임질 유격수를 만들고 있다.
올해 NC는 가을야구에서 파죽지세로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3위 경쟁을 펼치다가 4위로 미끄러졌고 20승 200탈삼진의 에이스 에릭 페디가 부상으로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지만 타선의 짜임새와 불펜진의 분전, 그리고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섰다.
특히 안정적인 수비력이 NC 대반전의 원동력이 됐다. 사실 올해 NC의 수비진은 10개 구단 중 최악이었다. 리그 최다인 130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 효율(DER, Defensive Efficiency Ratio)은 .698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수치를 찍는 등 아이러니한 수비 지표를 기록한 NC였지만 절대적인 실책 수치가 많아서 좋을 건 없다. 실책에서 파생되는 위기 상황, 선수단의 심리적인 불안감과 분위기는 데이터에 적히지 않기 때문.
이 중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 유격수를 맡게 된 김주원이 팀 실책의 23%에 해당하는 30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최다 실책 선수이고 한 시즌 역대 최다 실책 공동 2위에 해당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아직은 가다듬어지지 않은 미완의 선수라는 것이 기록으로 드러나는 듯 했다.
그러나 시기를 떼어서 생각하면 김주원은 서서히 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대회를 기점으로 성장그래프의 폭은 급격하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주장 손아섭은 “김주원이 큰 경기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돌아왔는데 눈에 보일 정도로 경기역에 여유가 생겼다. 큰 경기를 뛰고 돌아와서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라며 “주눅들지 않는 성격이라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김주원을 향한 기대감을 전했다.
김주원은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14-9 대승을 이끌었다. 만루포의 서호철, 멀티포의 김형준에 가려졌지만 김주원은 타석에서 제 몫을 다했다. 다만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11타수 1안타, 타율 9푼1리로 침묵하고 있다.
김주원은 대신 유격수 자리에서 내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수비에서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 NC가 치른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장해 교체 없이 모든 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4경기 36이닝 동안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고 있다. 포구면 포구, 송구면 송구 등 모두 일취월장한 수비력으로 진정한 내야 사령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송구 동작을 교정한 뒤 송구 정확도도 상승했고 여유도 생겼다. 지난 9월 말, 아시안게임 차출을 앞두고 김주원은 “진종길 코치님과 사이드로 송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니까 안정적으로 되고 있는 것 같다. 기존의 스리쿼터 형식으로 던지려고 하면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고 조금 부정확했던 것 같은데 사이드로 던지려다 보면 힘도 덜 들어가고 정확성도 생기는 것 같다. 상황에 맞춰서 하다 보니까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라며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전반기 19실책, 후반기 11실책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실책 숫자를 줄여나갔고 정규시즌 9월6일 창원 키움전 2개의 실책을 기록한 이후 정규시즌 종료까지 18경기에서 단 2개의 실책만 범했다. 아시안게임 전후로 김주원의 수비적인 안정감은 확연히 달라졌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다 실책 팀을 향한 우려는 이제 기우가 되고 있다. 이제 탄탄한 수비로 가을의 기적을 다시 한 번 꿈꾸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달라진 김주원은 올해 NC의 가을야구는 물론 NC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유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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