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신사협정, 국민들 ‘정치 피로감’ 덜어줄까… 일주일 사진 정리
● 31일 대통령 시정연설부터 야유-피켓 금지. 여야, 정치쇄신 시험대
신문 정치 지면에 정치인의 웃는 장면이 게재 되기가 흔치 않은데 이번주는 유독 여야 모두 미소 짓는 모습이 많았고 주요 일간지 지면에도 비중있게 게재되었습니다.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신문의 사진을 가위로 오려 풀로 붙여 모아봤는데 굳은 인상으로 상호 비방하고 피켓 드는 모습보다는 보기가 좋은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은 2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연세 의대 교수를 여의도 당사에서 접견하며 밝은 모습을 보이는 장면이고 아래는 같은날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며 웃는 모습입니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정쟁형 현수막’을 내리기로 한 데 이어 또 한 번 쇄신의 의지를 밝힌 것인데 당장 31일로 예정된 尹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부터 고성, 야유, 정쟁형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이른바 ‘신사협정’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작년 대통령 시정연설을 찾아보면 전면 보이콧한 민주당은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바 있는데 바로 이틀 뒤인 올해는 어떤 장면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대통령이 들어올때 여야 모두 기립을 해서 박수를 치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시정연설이 끝난 대통령은 본회의장에서 나가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환한 표정으로 악수를 할까요? 그리 멀지 않은 이틀뒤 장면이니 본회의장 국회 출입 사진기자들은 많은 상상을 하며 둘의 거리가 좁혀질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1일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다 하더라도 다음 달 9일 본회의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2, 3조)과 방송 3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대치가 불가피 한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두 안건을 처리하기로 결정한 상황이고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 등을 하겠다는 입장이기에 ‘신사협정’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조금 회의적인 시각에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 코스피 2300 붕괴, 환율 10.3원 급등
결국 코스피가 2300선을 내주었습니다. 26일 코스피는 10개월 만에 2,300이 붕괴 되었고 원-달러 환율이 10.3원 급등했습니다. 증시가 급락한 것은 고금리, 고물가에 기업 실적 악화까지 ‘3중 악재’가 덮쳤기 때문입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22일 장중 연 5%를 돌파 했다가 4.8% 선으로 후퇴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25일 다시 4.96%로 반등했고 여기에 구글 등 빅테크들의 실적 부진에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 위기 등이 글로벌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민주라 불렸던 카카오는 설상가상 국면입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올 2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카카오 2인자’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수감 중) 등 3명,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법인 2곳을 26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습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이날 송치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특사경은 “(김 센터장 등의) 시세조종 공모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혀 법조계 일각에서는 향후 김 센터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010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카카오 측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김 센터장에 대한 수사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특사경의 이날 결정에 따라 카카오가 향후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카카오에 대한 형사처벌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카카오는 향후 인터넷전문은행법에 근거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향후 카카오의 투자 유치와 신사업 추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고 특히 인수합병(M&A)과 자회사 기업공개(IPO)는 사실상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IPO는 앞으로 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韓, 카타르서 6조 수출 계약… 중동 빅3에 106조 시장 만들어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290억 달러),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 등을 포함하면 중동 ‘빅3’(사우디, UAE, 카타르)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792억 달러(약 106조8000억 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진 것” -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대통령은 이번 사우디 카타르 순방으로 총 202억 달러(약 27조2200억 원)대의 사업 기회를 체결하고 왔습니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이 한국이 가진 첨단 기술력과 신뢰성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데다, 한국 역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발 앞서 다가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으려는 유인이 맞아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동의 협력 범위가 다층적으로 확대되는 ‘중동 2.0’ 시대는 좋은일이고 축하할 일 입니다.
● 순방 후 2시간여 만에 현충원, 중동부터 영남까지
26일 오전 중동서 귀국한 대통령은 2시간 여만에 또다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찾은 곳은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이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함인데 여기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취임식 이후 1년 5개월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이날 추도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포함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총집결 했습니다. “영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가족들에게 자녀로서 그동안 겪은 슬픔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통령은 추도사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석열 대통령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식 때 박 전 대통령을 만났고, 당선인 신분이던 4월 대구 달성군의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보수 텃밭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찾았습니다. 이어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를 가지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 했습니다.
● 추모 속 핼러윈 “행사-모임 자제”… 핼러윈 장식 대신 애도 문구, 일부 가게 아예 닫아
오늘은 온 국민이 가슴 아팠던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 입니다. 이틀 전인 27일 금요일 이태원 사고 현장에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도 취재를 나갔습니다. 지난해까지 상점에 즐비하게 걸려있던 핼러윈 장식품은 올 해 사진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핼러윈 복장을 한 행인 자체가 없었고 추모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만 삼삼오오 거리에 보일 뿐입니다. 경찰과 소방관, 노란 조끼를 입은 공무원들이 거리를 메꿨는데 중간에는 일방통행을 유도용 안전 펜스가 설치 되었습니다. 아예 문을 닫은 가게로 인해 이태원은 차분하다 못해 어둠만 가득했습니다. 한편 ‘이태원 풍선 효과’로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었던 홍대, 강남역, 건대입구 등의 이번 주말 분위기 또한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어졌습니다.
● 지상전 미뤄달라는 미국 요청 외면하고 급습 강행한 이스라엘
이스라엘군은 25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안으로 탱크, 보병부대 등을 투입해 하마스 진지를 공격한 후 철수했습니다. 앞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하마스 제거 의사를 강조했는데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내각 결정에 따라 진행될 것” 이라는 발언 이후 몇 시간 후에 이스라엘 탱크를 앞세운 급습이 이뤄졌습니다. 26일 이스라엘 국방부는 텔레그램에 탱크 여러 대가 가자지구 안쪽으로 진입하는 모습과 포격하는 모습이 담긴 1분 9초짜리 흑백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도 하마스에 억류된 민간인 인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상전을 연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중동 주둔 미군의 안전을 위해 방공망 확충을 마칠 때까지 지상전을 수일 동안 미뤄 달라고 이스라엘에 요청 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사실상 외면하고 급습을 한 것입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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