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가자지구 구호단체에 스타링크 제공”...또 전쟁의 변수 되나
초국가적 권력’으로 부상한 머스크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위성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타링크로 ‘초국가적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가운데, 머스크가 통신이 끊긴 가자지구에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전쟁의 양상에 큰 변수가 생길 수 있게 된 것이다.
28일(현지 시각)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서 “스타링크는 가자지구에 있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구호단체들의 연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진보 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통신을 차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올린 게시물에 대한 답이었다.
실제로 가자지구에 통신이 끊긴 후 머스크의 계정에는 스타링크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스타링크가 선과 인류를 위해 쓰인다고 말해왔다. 이제 그것을 증명할 때”라고 했다. ‘#Starlinkforgaza(가자를 위한 스타링크)’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도 수백만건씩 올라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머스크의 게시물이 올라온 후 ‘알하디스’ 방송 인터뷰에서 스타링크를 활용해 가자지구 통신을 복구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타링크 장비를 이집트를 통해 들여오는 것을 협상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장관은 X에서 “(위성 인터넷을) 하마스가 테러리스트 활동에 이용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면)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을 석방한다는 조건을 걸어야한다”며 “(만약 머스크가 인질 석방 조건을 걸지 않고 서비스를 지원한다면) 우리는 스타링크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로 민간인인 머스크가 전쟁의 양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국가적 권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 통신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지원해 인터넷을 다시 개통시키고, 우크라이나의 전투에 결정적 도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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