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시작일 뿐’? ··· 美자동차 간판주, 전기차 수요 압박에 주가 먹구름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3. 10.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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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GM-전미노조 협상안 불발
노조 “테네시 공장서 추가 파업”
지난 달 파업 이후 주가 20% 급락
GM 전기차 생산 목표 ‘없던 일로’
포드도 전기차 120억불 투자 폐기
비용 부담 겹쳐 하루새 주가 12%↓
미국 테네시 주 소재 스프링힐GM공장/출처=GM
‘디트로이트 3대장’ 중 한 곳인 제네럴모터스(GM)가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와의 협상에 실패 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 리스크에 더해 파업 및 인건비 상승 압박에 흔들리면서 주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가 공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을 이어가며 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나선 반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생산 시점마저 연기한 탓에 투자 실망감을 부채질 하는 분위기다.

전미자동차노조는 GM 과의 협상이 불발된 결과 테네시 주 소재 스프링힐 공장에서 추가 파업에 돌입한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5일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내연기관자동차 간판기업 세 곳이 운영하는 일부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간 후 지난 주 후반 포드와 스텔란티스 측과 협상에 성공했다.

다만 GM 과는 협상이 여의치 않자 쉐보레 타호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대형 고수익 SUV 차량을 생산하는 텍사스주 알링턴 GM공장에서 지난 주 추가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GM 주가 흐름
GM 주가는 노조 파업이 시작된 지난 달 중순 이후 주가가 20% 급락했다. 지난 24일 내놓은 올해 3분기(7~9월) 실적 발표자리에서 GM 경영진은 파업으로 인해 약 8억 달러 누적 손실이 발생했고, 파업이 지속되는 경우 앞으로 매주 2억 달러씩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경영진은 파업 탓에 2곳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다른 공장 한 곳은 파업에 따른 부품 공급망 영향으로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 하락세를 부채질한 것은 파업에 전기차 시장 리스크까지 더해진 결과다.

GM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전기차 생산량 가이던스를 폐기했다.

이날 폴 제이컵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해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 간 4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린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 지역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탓”이라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차 생산을 줄이는 한편 계획했던 전기차 출시 일정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에 있는 공장을 전기트럭 생산공장으로 전환하는 시점도 1년 연기했다.

해당 공장은 노조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인력 운영 대책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곳이다.

한편 지난 25일에는 일본 혼다자동차가 지난 해 GM 과 맺은 저가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GM은 오는 2025년에 테슬라를 제치고 북미 전기차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며 전기차 생산을 늘려왔다. 이에 더해 오는 203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27일(현지시간) 포드 주가 흐름
포드 역시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 포드 주가는 하루 만에 12.25% 급락했다.

전날 뉴욕증시 장 마감 후 회사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데다 전기차 생산 계획도 연기한 영향이다.

회사는 앞서 25일 노조와 임금 협상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투자자들은 파업 리스크 외에 전기차 시장 압박에 주목했다.

이날 회사가 발표한 3분기 실적(매출 411억8000만달러·1주당 조정 순이익 0.39달러)은 LSEG 집계 기준 전문가 기대치(매출 412억2000만달러·1주당 조정 순이익 0.45달러)를 밑돌았다.

포드의 존 러울러 CFO는 “파업으로 인해 지금까지 약 8만대 차량이 생산되지 못했다”면서 “3분기에만 파업으로 인해 약 1억 달러, 현재까지는 총 13억 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포드는 노조와 초임 임금 68% 인상을 비롯해 기존 노동자 임금 11% 인상 및 계약 기간 내 25% 급여 인상 등을 담은 협상안에 합의한 상태다.

경영진은 이에 따른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러울러 CFO는 “노조와의 협상이 최종 확정되는 경우 미국 내 생산 차량 1대 당 850~900달러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62억달러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켄터키주에 12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도 철회했다 . 이에 대해 경영진은 전기차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 상승과 수요 둔화 탓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드가 전기차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생산 공장에서 교대 근무를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한 달 테슬라 주가 흐름. 회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일론 머스트 CEO가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은 후 주가 낙폭이 두드러졌다.
아키오 토요타 토요타자동차 회장/사진=토요타자동차
전기차 시장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업계에서는 당분간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5일 토요타자동차의 아키오 도요타 회장 겸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은 도쿄 모터쇼 개막 행사에서 기자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해 묻자 “사람들이 마침내 현실을 보고 있다”면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전기차 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올해 토요타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그는 업계가 하이브리드 등 다른 옵션에도 계속 투자해서 전기차에만 치중하는 리스크를 줄여야한다고 언급해왔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기존 자동차보다 가격이 비싸고 정기적으로 재충전해야한다는 점이 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는 하이브리드차량 선호도가 더 늘어났다는 평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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