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요새 누가 TV 보나요”…홈쇼핑 매출 8년만에 첫 ‘역성장’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3. 10. 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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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모컨 주문 ‘T커머스’
앤데믹에 시청 줄며 위축
올 매출 10% 줄고 역성장
TV홈쇼핑도 3년째 내리막
PB·모바일확대 등 안간힘
SK스토어 T커머스 채널 화면. [사진 출처=SK스토어]
TV 방송을 보면서 전용 리모컨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서비스인 ‘T커머스’가 올해 처음 역성장할 위기에 놓였다.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도 2020년부터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엔데믹에 바깥 활동이 늘어 방송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거래가 감소해서다. TV 기반 유통 채널들이 합심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커머스 취급액·매출액 일제히 감소…TV홈쇼핑도 위기
29일 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단독사업자 5개사인 SK스토아·KT알파·신세계라이브쇼핑·쇼핑엔티·W쇼핑의 올해 취급액은 4조1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도 취급액인 4조3156억원보다 약 3.84% 줄어든 수치다. 취급액은 방송을 통해 판매된 상품 금액을 모두 합친 금액으로 산업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올해 매출액은 1조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 역시 전년도 매출액인 1조2341억원보다 10.05% 줄어든 결과다.

이는 2015년 SK브로드밴드, 신세계그룹 등이 단독사업자로 뛰어들면서 시장이 형성된 이래 매출액 역성장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영업이익도 3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적자를 겨우 면할 것으로 보인다.

T커머스의 성장세는 지난해 엔데믹이 되면서 둔화하기 시작했다. 단독사업자 5곳의 매출액은 2020년엔 전년 대비 36.54% 증가하는 호조를 맞았지만, 2021년엔 21.88% 증가하면서 증가율이 떨어졌다.

지난해엔 3%대 성장에 그쳤다. 2022년 2분기부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역성장하면서 6분기 연속 감소세다.

서우람 T커머스협회 실장은 “엔데믹 전환 이후 외출이 늘면서 TV 시청자가 감소했다”며 “마케팅 비용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게 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TV홈쇼핑 시장도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사 7곳의 방송 매출액은 지난 3년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9년 3조1462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3조903억원으로 1.8% 줄었다.

지난 2021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줄었고, 지난해 매출액은 3.7% 줄면서 2조원대로 떨어졌다.

T커머스 업계는 TV홈쇼핑처럼 생방송을 허용하고, 방송 화면 크기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TV에 기반한 유통 채널 전반의 위기만 심화할 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이 3년째 감소하는 상황에서 T커머스 업계가 TV홈쇼핑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면 출혈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TV홈쇼핑 관계자는 “T커머스는 출범 때부터 TV홈쇼핑과 다른 유통 채널로 인정받아 시작됐다”며 “TV홈쇼핑 시장도 위축되는 상황에서 T커머스까지 같은 시장에 뛰어들면 높은 송출 수수료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소기업중앙회까지 T커머스 채널을 신설하겠다고 나서면서 업계는 경쟁 과열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2월 중기중앙회는 중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를 위한 T커머스 채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T커머스 채널이 신설된다면 중기중앙회가 대주주로 있는 공영 TV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국내 TV홈쇼핑·T커머스 채널은 총 17개에서 18개로 증가한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저작권 사업 등으로 돌파구 찾아
T커머스 업계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주요 고객층인 여성을 겨냥한 상품들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KT알파는 지난해 10월 ‘르투아’를 내놓으면서 2개월 만에 130억원을 넘게 팔았다. 현재까지 누적 주문액은 310억원, 누적 주문수량은 28만건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업계 매출액 1위인 SK스토아는 패션 PB인 ‘헬렌카렌’과 ‘인디코드’로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하반기 T커머스 최초로 AR 기술을 방송에 활용하는 ‘디지털 스튜디오 3.0’를 선보이기도 했다.

TV홈쇼핑사는 저작권 사업, 모바일 채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자체 개발한 곰 캐릭터 ‘벨리곰’을 내놓고 지난해 3월부터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 있다. 벨리곰 캐릭터로 3년간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4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예능 ‘앞광고 제작소’를 운영한다. GS샵과 CJ온스타일은 TV와 모바일을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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