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초소형 국가 세워 '인싸 장소' 만든 사연...여기선 '이 신발'이 금지?(서프라이즈)
[TV리포트=김유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금지되자 직접 국가를 세우고 그 곳을 '인싸 장소'로 만든 미국인의 이야기가 관심을 모았다.
29일 방영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1086회에서는 미국의 라디오DJ가 만든 초소형국가 '슬로우자마스탄'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슬로우자마스탄은 2021년 12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사막지대에 세워진 신생국가다. 면적은 44만 제곱미터로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 64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체국기와 국가, 여권, 화폐를 사용하며 24시간 국경을 감시하는 국경통제소까지 설치되어 있다.
나라를 세운 사람은 44세의 남성 랜디 윌리엄스다. 평범한 미국 시민이었던 랜디는 '슬로우 잼'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디오 DJ였다.
어렸을 때부터 느린 템포의 R&B 음악 장르의 슬로우 잼을 좋아했던 랜디는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해 덕업일치에 성공했다.
랜디는 존 레전드, 브라이언 맥라이트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섭외하며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성장시킨 능력자였다.
랜디는 음악 만큼 해외여행에도 진심이었다. 랜디의 버킷리스트는 UN에 등록된 193개국을 모두 방문하는 것으로 2014년부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바쁜 시간을 쪼개 여행을 하며 재충전을 했다.
심지어 북한, 이라크 등 테러와 납치 위험이 있는 국가도 예외 없이 방문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비상사태로 랜디의 발목이 잡혔다. 랜디의 해외여행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랜디는 해외여행 금단 현상을 겪으며 실의에 빠졌다.
랜디는 급기야 직접 나라를 세우는 황당한 생각까지 하게 됐다. 랜디는 1만9000달러(한화 약 2500만원)로 캘리포니아 주의 드넓은 황무지를 사들인 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에서 착안, 나라 이름을 슬로우자마스탄으로 정했다. 이어 자신은 왕, 친구를 비서실장 자리에 앉혔다.
이어 자신의 44번 째 생일인 2021년 12월 1일, 건국과 함께 독립국임을 선언했다.
정식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영토와 정부, 국민, 외교 능력까지 모두 인정 받아야 했다. 이에 랜디는 허허벌판 오픈형 집무실에서 직접 국기를 디자인하고 독자적 화폐를 찍어내며 나라에 필요한 것을 채워나갔다.
그 중에서도 랜디가 가장 공을 들인 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에게 국가로서 승인을 받는 것이다. 랜디는 당연히 대통령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슬로우나마스탄은 나미나라공화국이라고 주장하는 대한민국 남이섬, 벨기에의 플란시스대공국 등 전 세계 70여국에 존재하는 미승인 초소형국가 중 한 곳일 뿐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이유로 슬로우자마스탄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민이 되겠다고 신청했다.
이유는 랜디가 만든 황당한 규칙 때문이었다. 슬로우자마스탄에서는 스트링치즈를 손으로 찢어먹지 않으면 불법이며 과속은 타코를 사오는 길에만 허용된다. 어길 경우 도로 변의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또한 차량 대시보드에 발을 올리면 30일 간 차량 탑승이 금지되는 등 황당 법안이 가득했다.
가장 황당한 법은 구멍 뚫린 고무 신발 착용 금지법이었다. 랜디 본인이 싫어한다는 신발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를 어기는 사람은 해당 신발을 압수당하는 것은 물론 머리를 가격 당하기도 했다.
1년 중 이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날은 6월 31일 단 하루지만 이날은 달력에 존재하지 않는 날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황당한 규칙에 열광했다. 팬데믹으로 억압된 삶 속에 랜디의 이상한 나라가 유쾌하게 다가왔기 때문. 여전히 UN의 등록된 공식 국가는 아니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시민권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도 랜디는 슬로우자마스탄의 왕, 라디오 진행자, 프로 여행러로 활약 중이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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