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지상작전 확대…'전면 침공'의 서막인가[딥포커스]

권영미 기자 김민수 기자 2023. 10. 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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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美 국방부 부차관보 "이스라엘, 정찰 선도하 공격전투(Recon-Pull) 수행중"
"전면전에 대한 이스라엘 내 열기는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28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 군의 지상전 돌입으로 가자 지구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0.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김민수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제한적 규모의 보병·기갑·공병 부대를 투입해 펼치고 있는 연장된 지상작전이 전술적으로 전면적 침공의 서막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향후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이 어떻게 될지는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한적 작전을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 이스라엘 내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결정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제한적 규모의 보병·기갑·공병 부대가 참여하는 지상작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작전에는 전투기도 동원됐다.

그는 "병력이 현장에 투입돼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5일과 26일 밤 두 차례 "표적 공습"을 한 뒤 군사 작전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이번 작전과 관련, 믹 먼로이 전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폴리티코에 "가자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찰 선도하 공격전투(Recon-Pull)'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con-Pull'은 '정찰을 통해 유도 한다'는 뜻이다. 1,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의 롬멜 장군 등 전차 부대 지휘관들이 사용한 것으로, 전격전을 수행하면서 적용한 선도정찰대 운용 개념에서 나왔다. 이후, 미군이 교리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다수의 정찰대를 운용해 전진하다가 적의 강점을 발견하면 이를 회피하고 견제하며, 적이 없거나 취약한 곳으로 후속부대를 집중하도록 유도해 발견된 간격을 넓히고 적 후방으로 쇄도해 적을 붕괴시키는 전략이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 전역에 통신과 인터넷 연결이 두절됐다. 사진은 공습당하는 가자지구 모습. 2023.10.27/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먼로이는 "이 전술은 대규모 부대 대형에 적용되는 것이다. 소규모 단위가 적의 취약점을 찾아내 빠르게 이용하는 것이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같은 시도를 통해 가자지구의 모든 지상군이 하마스와의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프로그램의 펠로우 카미엘 아빗은 애틀랜틱 카운슬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지상 공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작전은 '가자 메트로'로 알려진 하마스 땅굴과 그외 다른 기반 시설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약 360㎢ 크기의 가자지구 지하에 공격·밀수·저장 등 다양한 용도의 땅굴을 갖고 있다. 땅굴의 총연장은 500㎞로 서울 지하철의 1.5배에 달한다. 최소 30m 깊이에 건설되는 탓에 폭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아 방공호 역할도 수행한다.

그는 가자지구서 사상자 규모가 커지고 있으면서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전면전에 대한 이스라엘 내 열기는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고 봤다.

그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전면전 준비를 위해 뭉쳐있고, 전국에서 군인들과 피해를 입은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나서고 있다. 휴전을 요구하는 좌파 세력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만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결의에서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선 중대한 의문이 남는다"면서 과거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이들을 완전 소탕하기보다는 제한적 작전을 펼쳤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스라엘이 지난 7일 하마스로부터 기습공격을 당하면서 이번에는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커졌지만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규범을 따르라는 서방의 압박에 다시 직면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6일(현지시간)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 근처에서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주력 전차가 보인다. 2023.10.2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애틀린틱카운슬의 조나단 파니코프 중동 전문가는 이스라엘의 지상작전 확대는 시간문제였지만 "그 규모와 범위가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미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지연된 데에는 전략적 목표와 '최종 국면'을 세워야 한다는 미국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이번 지상작전 확대가 전면적 지상침공의 시작인지 아니면 더 작은 규모의 대테러 작전을 준비하는 것인지는 "수일 내에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니코프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응을 지시하지는 않지만, 이스라엘이 전면적인 지상공격을 감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며 "그 대신, 미국은 목표가 분명한 보다 규모가 작은 지상작전을 선호할 것 같은데, 이 작전이 공습과 결합되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사망자 수가 줄어들겠지만 그 수는 여전히 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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