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태원처럼 될라”…‘핼러윈 성지’ 꽁꽁 닫아버린 이 나라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3. 10. 29. 10:54
최대 100만명 모이는 일본 시부야
경찰 2배 늘리고 유명 교차로 폐쇄
편의점 술 판매·거리 음주 금지시켜
지차제장도 “오지 말라” 신신당부
경찰 2배 늘리고 유명 교차로 폐쇄
편의점 술 판매·거리 음주 금지시켜
지차제장도 “오지 말라” 신신당부
“횡단보도로만 건너주세요. 달리지 말아주세요. 중간에 멈추지 말아 주세요.”
지난 28일 저녁 시부야 명소 스크램블 교차로. 평소 같은 많은 인파가 뒤섞여 5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곳인데, 이날은 횡단보도마다 경찰들이 줄을 치고 둘러싸 하얀색 보도 위로만 사람들이 다니도록 유도했다.
또 ‘DJ 폴리스’로 불리는 경찰들은 특수 경찰차 상단에 서서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에게 안내방송을 했다. 시부야 최대 유흥가인 센타가이 입구 가운데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사람들에게 우측 통행을 유도했다.
일본에서 ‘핼러윈 성지’로 불리는 시부야가 올해는 예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경찰병력과 바리케이드 등으로 꽁꽁 둘러싸였다. 이에 따라 인파가 분산됐고 핼러윈을 즐기는 인파 또한 줄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핼러윈을 앞두고 지난달 하세베 켄 시부야 구청장은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시부야에 오지 말아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코로나 사태로 그동안 핼러윈 행사가 축소되었는데, 4년 만에 대규모로 펼쳐질 경우 인명사고가 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159명이 사먕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인파 분산을 위해 경찰과 시부야구는 시부야의 상징인 강아지 하치코상을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봉쇄했다. 거대한 천막을 둘러싸 접근 자체를 막은 것이다. 하치코상은 시부야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약속 장소로 통하는 곳이자, 관광객들의 유명한 사진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이것 보려고 충칭에서 왔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며 “관광객에게는 볼 수 있게 해달라”라며 인근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JR전철의 하치코상 출구를 막아버리고 반대쪽으로 인파가 가도록 유도했다. 지하철에서 한꺼번에 인파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하치코상 쪽 출구에 사람이 많이 몰려 있으면 인명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시부야 전철 노선 아래를 지나는 도로 하나를 막고, 시부야역 인근 주요 도로의 공공주차장도 모두 폐쇄했다.
특히 시부야구는 31일까지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시부야 노상에서의 음주도 금지했다. 음주 단속을 위해 경찰과 구청 공무원뿐 아니라 시부야구는 민간 경비회사까지 고용했다. 혹시나 모른 주폭과의 불미스러운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또 핼러윈이 정점에 달하는 28일 뿐 아니라 해당일인 31일에도 인근 편의점에서 술을 팔지 못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곳을 찾은 히로시 씨는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려고 왔는데 분장을 한 사람도 많이 안 보이고 경찰들이 너무 많아서 부담스럽다”며 “올해는 집에 일찍 돌아갈까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일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3m 제한 지하도로 밀고들어간 3.9m 트럭…“빨리 통과하면 될 줄” - 매일경제
- 전청조 사기무대 된 시그니엘…단기임대 많고 아파트 아닌 ‘오피스텔’ - 매일경제
- “내가 죄 지었나, 너희 맘대로 징계해 놓고”…홍준표, 사면 논의에 발끈 - 매일경제
- “형편 맞지 않게 살아 죄송”…아이폰 요구하다 혼난 딸내미 반성문에 속상 - 매일경제
- ‘역대급 실적’에도 LG엔솔에 차가운 시선 보내는 증권사들, 이유는? - 매일경제
- 여행만족도 급락한 제주에 무슨 일이…부산은 첫 1위 ‘기염’[여행가중계] - 매일경제
- [속보] 이스라엘군 “하마스 공중전 책임자 공습으로 제거” - 매일경제
- 루브르 박물관 ‘발칵’…피라미드에 주황색 페인트, 이유는? - 매일경제
- 믿었던 햄버거마저…맥도날드·맘스터치, 일제히 가격 올린다 - 매일경제
- ‘접기의 신’ 황희찬, 리그 6호 골 폭발! 울버햄튼, 뉴캐슬과 접전 끝 2-2 무승부 [EPL]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