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비판언론 압수수색, JTBC중앙일보한국경제 침묵

민주언론시민연합 2023. 10. 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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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 보고서]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 10월26일 경향신문 보도 갈무리.

검찰이 10월26일 오전부터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2명과 뉴스버스 전직 기자 1명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경향신문은 2021년 대선 당시 <단독-검찰,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은 손대지 않았다>(2021년 10월7일), 뉴스버스는 <단독-대검 중수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대출 비리 '은폐'>(2021년 10월21일)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검찰 재직 시절인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였던 조우형 씨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2년이 흐른 올해 검찰은 해당 보도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기자들과 언론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뉴스타파, JTBC, 리포액트, 경향신문, 뉴스버스 등 5개 언론사가 올랐습니다. 검찰은 9월 1일 대장동 일당 김만배의 인터뷰를 녹취해 뉴스타파에 제보한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9월14일엔 뉴스타파와 JTBC 사옥과, 뉴스타파 기자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자택 압수수색까지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보도에 칼을 빼든 게 벌써 세 번째입니다.

JTBC·중앙일보·한국경제, 경향신문·뉴스버스 압수수색 외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상파3사와 종편4사의 10월26일 방송뉴스, 6개 종합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의 10월27일 지면 기사를 대상으로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압수수색 관련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 '경향신문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압수수색' 방송뉴스(10월26일)신문지면(10월27일) 보도건수. 표=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 보도가 가장 많은 곳은 KBS(6건)입니다. 다음으로 한겨레(4건), MBC와 경향신문(각 3건), SBS와 한국일보(각 2건), TV조선채널AMBN과 동아일보조선일보매일경제(각 1건)순입니다. SBS는 관련 보도를 2건 내긴 했지만 저녁종합뉴스에서는 전하지 않았습니다. JTBC와 중앙일보, 한국경제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언론사와 기자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반복하는 등 강제수사를 이어가면서 언론자유 위축과 민주주의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JTBC와 중앙일보, 한국경제가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은 언론 스스로 언론자유 위축 문제를 외면한 행태로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SBS매일경제, 해당 언론사와 언론단체 비판 보도 안 해

JTBC와 중앙일보, 한국경제와 같이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압수수색 소식을 전했다고 해서 언론의 역할을 다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언론사의 입장을 보도하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검찰 입장만 전하는 결과를 낳고, 언론현업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전달하지 않으면 언론자유 위축과 민주주의 후퇴가 우려되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 '경향신문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압수수색' 관련 방송뉴스(10월26일)신문지면(10월27일) 각계 입장 전달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압수수색 소식을 아예 전하지 않은 JTBC, 중앙일보, 한국경제를 제외하고 지상파3사와 종편3사의 관련 방송뉴스, 5개 종합일간지와 매일경제의 관련 지면기사를 살펴보았는데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입장, 언론현업단체 및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모두 전달한 언론은 MBC, MBN, 경향신문, 한겨레입니다.

KBS, TV조선, 채널A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입장은 전했지만, 언론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비판은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일보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입장을 전달하지 않고, 언론현업단체인 한국기자협회 입장만 짧게 전달하고 사설에서 우려 목소리를 냈습니다. SBS와 매일경제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입장도, 언론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비판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채널A,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허위보도' 낙인찍기?

TV조선채널A는 저녁종합뉴스에서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입장을 전하긴 했지만, 경향신문 입장을 온전히 전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경향신문이 TV조선과 채널A 저녁종합뉴스 방영 전인 오후 5시11분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 명예훼손 수사에 대한 경향신문 입장>을 공식 발표했음에도 이를 전하지 않고 “경향신문 노조는 '사실관계와 증언이 상식적·합리적으로 납득할 만하다고 판단되면 보도하는 게 기자의 직업윤리'라고 반발”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TV조선과 채널A 보도에서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무마 의혹 보도를 '허위'로 규정 짓는 듯한 대목도 발견됐는데요. TV조선은 온라인기사 제목을 <검찰, “대장동업자 인터뷰 왜곡” 경향신문 기자 등 압수수색>으로, 작은 제목을 “'허위보도' 수사 확대”로 하여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보도가 '대장동업자 인터뷰 왜곡'을 바탕으로 '허위보도'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채널A는 아예 제목부터 <“허위 알고도 보도” 기자 3명 압수수색>이라고 내보내 경향신문과 뉴스버스가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보도했다는 인상을 크게 줬습니다.

▲ 경향신문과 뉴스버스가 '허위보도'했다는 인상 준 10월26일 TV조선과 채널A 보도

SBS매일경제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입장도, 언론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비판도 전혀 보도하지 않았는데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관련 허위 보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현직 기자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검찰은 해당 매체들이) 허위 보도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만 보도했습니다. 검찰 입장만 전달해 기계적 중립조차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 스스로 언론자유 위축 문제를 외면한 JTBC, 중앙일보, 한국경제의 무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언론 스스로 언론탄압 문제 외면, 언론자유 위축으로 시민 피해

검찰의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전현직 기자 압수수색에 언론현업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는 잇따라 우려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이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기자들을 상대로 압력을 넣는다면 취재 활동이 위축되고 보도 내용은 경직”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퇴색시키는 것과 같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반복되고 있는 검찰의 언론인 압수수색은 언론자유를 보장해온 사법적 판단을 깡그리 무시한 채 윤석열 대통령의 심기와 정권의 안위를 고려한 정치적 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정당한 보도에 대한 무리한 강압 수사로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검찰”이라고 비판했고,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하수인으로 전락한 검찰의 정치수사를 강력 규탄”한다며 “(검찰이 명분 없는 수사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언론자유를 침해한 중대범죄로써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반드시 받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검경의 폭력적 언론탄압 중단을 촉구하면서 이른바 '주류언론'으로 불리는 언론들이 무보도, 무비판, 낙인찍기 보도로 검찰의 확성기 노릇을 한다고 비판하는 언론현업단체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검찰과 경찰 발로 추정되는 피의 내용을 받아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보도로 비판 언론과 기자들을 옥죄는 일부 주류언론의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압수수색을 당한 언론 보도에) '허위보도'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허위보도'의 근거를 단 하나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성역 없는 취재와 보도를 다할 때 알 권리가 충족된 깨어있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있습다. 한국 사회는 군부독재 시절부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반민주적 언론탄압으로 인한 언론자유 위축을 경험했는데요. 정치권력의 부당한 언론탄압 문제를 언론 스스로 외면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심각성을 더해 시민권리 피해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언론과 언론인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대상=① 방송 : 2023년 10월26일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방송뉴스 중 '경향신문뉴스버스 압수수색' 관련 보도 / ② 신문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기사 중 '경향신문뉴스버스 압수수색' 관련 보도

※ 미디어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를 제휴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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