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스포츠가 사회에 던진 교훈들[김세훈의 스포츠IN]
장애인 스포츠를 보고 있으면 느끼는 게 참 많다. 선수들이 장애 속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작은 역경을 만나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경기 파트너, 훈련 파트너 등 지원 스태프들은 어떤 일이든 모두 함께해야 일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성과도 낼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다.
장애인 스포츠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 교훈은 없을까. 종목마다 특징을 살펴보면 귀한 요소들이 적잖다.
휠체어 농구는 비장애인 농구와 똑같이 5명이 한다. 선수들은 장애 정도에 따라 1.0, 1.5, 2.0, 2.5, 3.0, 3.5, 4.0, 4.5로 등급이 나뉜다. 낮은 숫자일수록 장애가 심하다. 비장애인 농구는 아무런 규제 없이 5명을 출전시키면 된다. 그러나 휠체어 농구는 출전선수 5명 등급 합계가 14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철칙이 있다. 즉, 장애가 덜한 선수와 더한 선수가 함께 출전해야 하는 것이다.
골볼은 시각 장애인 3명이 너비 9m 골문을 지키면서 공을 굴려 상대 골문에 넣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오직 공에서 나는 소리에 의존해서 몸을 던진다. 플레이가 이어지는 동안 관중은 철저하게 침묵한다. 그러다가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 일제히 함성이 터진다. 장애인과 완벽하게 호흡하는 관중만 관전할 자격이 있다.
시각 장애인 축구도 비슷하다. 골키퍼 1명, 필드 플레이어 4명이 한 팀이다. 골키퍼는 눈이 보이는 비장애인이고 다른 4명은 안대를 찬다. 골키퍼는 자기 팀이 수비할 때 선수들에게 공의 위치, 상대 공격수 위치를 구두로 알린다. 골대 뒤에 있는 가이드(상대팀 코치)는 공격수들에게 골대 위치와 각도, 슈팅 타이밍 등을 소리친다. 축구가 주로 실외에서 열려 관중 소리가 흡수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관중은 볼이 살아 있는 동안은 어느 정도 정숙해야 한다.
보치아는 장애인에 특화한 종목이다. 중증 장애인들은 활동량이 많고 폭이 큰 동적인 종목을 하는데 제한이 있다.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된 게 보치아다.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했기에 탄생한 종목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출전해야 하는 종목도 있다. 탠덤사이클, 시각장애 육상 등이 그렇다. 탠덤사이클은 앞에는 비장애인이 타서 핸들을 조정하고 뒤에는 장애인이 타서 페달을 밟는다. 시각장애 육상 선수 옆에는 가이드 러너가 함께 달린다. 가이드 러너는 선수와 끈을 맞잡고 달리면서 방향 등을 알린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걸 넘어 종종 차별하는 사회와는 달리, 장애인스포츠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등하게 공생하는 곳이다.
장애인 스포츠는 개인주의, 이기주의, 능력 만능주의, 지독한 경쟁에 몰린 사회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상대 입장을 이해하면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하는 게 모두 함께 더불어 사는 좋은 사회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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