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점잖게 이끌 사람 뽑아주세요” 美공화 펜스의 사퇴 연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10. 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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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때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발표
2024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의 연례 리더십 회의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의 때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대선 중도 사퇴를 발표했다. /AFP 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선에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마이크 펜스(64) 전 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사퇴를 발표했다. 펜스는 이날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시작하면서 “성경에 따르면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지금은 나의 때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많은 기도와 숙고 끝에 나의 대선 운동을 오늘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청중석에서 ‘헉’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며 “전날 참모들이 사전 배포한 연설문 등에는 사퇴의 조짐이 없었다”고 했다. 청중은 펜스에게 오랫동안 기립 박수를 보냈다.

펜스는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링컨(전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끌어낼 수 있는 공화당적 가치를 가진 사람, 단지 공화당에 승리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미국을 점잖게(with civility)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을 미국에 선사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로이터는 “예전의 상사(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를 후려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펜스는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의 러닝 메이트였으나 트럼프의 대선 불복에 동조하지 않으며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

펜스는 오는 11월 8일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열릴 공화당 경선 토론회 참가 조건 중 ‘전국 단위 여론조사 2개 이상에서 4%의 지지율을 기록해야 한다’는 항목은 충족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7만명 이상의 개인 기부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분석 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펜스는 공화당 경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28일 기준 평균 3.8%를 기록했다. 트럼프(56.9%),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1%),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8%), 비벡 라마스와미 전 로이반트 사이언시스 최고경영자(5.8%)에 이은 5위였다. 이날 디샌티스는 “(펜스는) 신앙이 있는 원칙의 사나이”라고 했고, 헤일리는 “우리 모두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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