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_비욘더게임] 달라진 절실함, 달라지지 않은 결과

김형중 2023. 10. 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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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강릉행 KTX는 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강릉행 KTX는 다른 노선보다 확실히 승객 연령층이 젊은 것 같다.

강릉이 젊은 층에게 인기 관광지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열차 안의 표정이 밝고 생동감 넘친다.

마치 강릉행 KTX처럼 활기찼던 공격이 10여분 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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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강릉] 토요일 강릉행 KTX는 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웬만해선 미리 끊어 놓아야 한다. 이번엔 3주 정도 전에 예매했다. 강릉행 KTX는 다른 노선보다 확실히 승객 연령층이 젊은 것 같다. 강릉이 젊은 층에게 인기 관광지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열차 안의 표정이 밝고 생동감 넘친다.

열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 강릉종합운동장으로 뛰어 들어가 윤정환 감독을 마주했다. 강릉에선 종종 있는 일이지만, 하필 이날 경기에 ‘나홀로 취재진’에 당첨되었다. 팀 분위기가 좋으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감독을 독대해 여러가지 질문을 깊숙이 던지기가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윤정환 감독은 차분히 답변을 이어갔고 현재 어려운 점과 희망적인 점을 설명했다.

이날 제주유나이티드를 만나기 전, 강원은 지난주 FC서울 원정에서 패하며 파이널 라운드를 시작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팬들은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 힘겨운 강등권 싸움을 하는 강원이 오히려 잔류를 일찌감치 확정한 서울보다 절실함이 적어 보였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윤정환 감독은 깜짝 이정협 선발카드를 꺼내 들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압박 강도가 아무래도 낮다 보니, 전방에서 활동량이 많고 연계 능력이 우수한 이정협을 통해 전방 압박과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겠다는 복안이었다. 전반 45분 동안 윤정환 감독의 전략은 통했다. 이정협은 웬만해선 제주 수비진에 공중볼을 내주지 않았고, 몇 차례 위협적인 연계를 보여주었다. 때로는 2선까지 내려와 양 측면의 유인수와 김대원에게 연결해주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90분 체력이 되지 않기에 윤정환 감독은 45분을 약속했고 이정협은 수준급 활약을 펼치며 전반전 제주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가브리엘이 투입됐다. 그는 특유의 묵직함과 동시에 부드러움으로 존재감을 선보였다. 그리고 5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전반에 교체로 들어간 웰링턴이 오른쪽을 돌파했고 이어진 크로스를 가브리엘이 오른발을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신이 난 강원 팬들은 강원도 아리랑으로 힘을 실어주었고 선수들은 기세가 올라 맹공격을 퍼부었다. 마치 강릉행 KTX처럼 활기찼던 공격이 10여분 간 이어졌다. 아쉽게 추가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강원 공격은 지난 경기와 180도 달라졌다. 보다 적극적이었고 보다 빨랐다.


선수들의 절실함도 커 보였다. 황문기와 윤석영, 김대원 등 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은 볼이 아웃 될 것 같아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살리기 위해 슬라이딩 했다. 제주의 공세 때는 대부분 선수가 몸을 던져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무기력했던 지난 경기에 비해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강원은 한 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수비진의 보이지 않은 실수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곧이어 경기는 끝났고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특히 김대원은 오랜 시간 경기장 위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전반 초반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자책감에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그는 눈앞에 뒀던 승리를 놓쳐 아쉬움이 컸다.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간절함과 절실함이 달라진 강원이었지만, 결과까지 달라지진 못했다. 이날까지 강원은 올 시즌 15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길 수 있던 경기가 무승부에 그치는 경우가 유독 많았던 올 시즌 강원은 결국 3경기 남겨둔 지금까지 강등권이라는 결과를 마주하고 있다.

아, 달라진 게 하나 더 있었다. 팬들의 마음이다. 비록 경기는 무승부에 그쳤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끝까지 승리를 위해 싸운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비욘더게임(Beyond the Game)은 경기 이상의 스토리를 전합니다.

글 = 김형중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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