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꾸준했던’ 그 남자, ‘톱10’ 남기고 떠난다...에이스의 ‘퇴장’ [SS시선집중]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장원준(38)이 떠났다. 롯데의 에이스였고, 두산의 에이스였으며, 국가대표 에이스였다. 최근 몇 년은 힘겨웠다. ‘끝났다’는 말이 수없이 나왔다. 그래도 마지막에 ‘아름다운 41이닝’을 소화하고 퇴장한다.
두산은 28일 “장원준이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4년 프로에 들어온 이후 20년이다. 군 복무 기간을 빼도 18시즌이 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은퇴를 선언했다.
통산 기록은 446경기 2000이닝, 132승 119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8이다. 수많은 별들이 명멸했던 KBO리그다. 그중에서도 132승은 역대 10위다. 2000이닝은 역대 9위다. 단일 시즌도 아니고 역대 ‘톱10’이다.
꾸준함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2004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2년차인 2005년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했고(107.1이닝), 이후 오롯이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7승과 8승에 그쳤지만, 이닝은 179.1이닝과 156이닝이었다. 이어 2008년부터는 ‘10승 투수’가 됐다. 2017년까지 8시즌 연속(군 복무 기간인 2012~2013시즌 제외)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계산하면 매년 150~160이닝은 거의 기본으로 먹었다. 이 기간 150이닝이 되지 않은 유일한 시즌이 2010시즌인데 이때도 144.1이닝이다. 2011년과 2017년은 180.2이닝과 180.1이닝 소화.
워낙 꾸준하게 활약했기에 ‘장꾸준’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장원준 스스로도 “장꾸준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을 정도다.
2014년까지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군림했고,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12승, 평균자책점 4.08을 올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16년에도 15승, 평균자책점 3.32를 만들며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2017년 역시 14승, 평균자책점 3.14로 빼어났다.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나섰다. 특히 2015년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대박’을 쳤다. 2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2.31을 만들었다.
특히 도미니카전에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뽐냈다. 구석을 찌르는 제구에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일품. 도미니카 감독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장원준을 앞세워 한국이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대체발탁이었는데 알고 보니 최상의 선택이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장원준이지만, 시련의 시간이 왔다. 2018시즌부터 구위가 뚝 떨어졌고, 성적도 같이 하락했다. 무릎 수술을 받는 등 부상에도 시달렸다. 2019~2020년 2년간 단 8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1년부터 불펜에서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2021시즌 32경기 18.2이닝, 2022시즌 27경기 17이닝에 그쳤다. ‘장원준은 끝났다’는 말이 나왔다.
2023시즌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이 부임했다. “장원준 정도의 선수는 은퇴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베테랑을 예우했다.
2023년 장원준은 11경기에 나서 41이닝을 소화하며 3승 5패, 평균자책점 5.27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빼어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남긴 기록과 비교하면 확연히 좋은 숫자가 나왔다.
5월23일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등판을 치러 5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통산 130승. 역대 최고령 130승(37세9개월22일)이기도 했다. 이후 6월6일 한화전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고, 6월13일 NC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까지 일궜다.
그렇게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특히 시즌 마지막 등판인 10월17일 SSG전에서는 4.1이닝을 소화하며 대망의 2000이닝까지 달성했다. 전성기를 한창 지난 나이.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2000이닝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집념을 보였다.
은퇴 선언 후 장원준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야구를 그만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을 생각하면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유능한 후배들이 많으니 성실하게 훈련해 팀 도약을 이끌어주길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제 더 이상 선수 장원준은 없다. ‘퇴물’ 소리까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찬란했던 업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KBO리그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에이스였던 남자의 퇴장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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