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프로에서도…" 명장도 놀란 '특급유망주'의 괴력…김태형 감독, 전미르에 '이도류' 기회 준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이를 고려하면 힘은 프로에서도…"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9월 중순 열린 2023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경북고 출신 유망주 전미르를 선택했다. 전미르는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데, 고교시절 '이도류'로 명성을 떨쳤다. 전미르는 경북고 시절 투수로 22경기(77이닝)에 등판해 6승 1패 평균자책점 1.17, 타석에서는 47경기에 나서 37안타 3홈런 타율 0.303 OPS 0.936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타자로 27경기에 출전해 28안타 3홈런 32타점 22득점 타율 0.346 OPS 1.032를 기록, 투수로는 14경기에서 67⅔이닝을 소화,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0.85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지난 7월 청룡기에서는 최우수선수상과 함께 수훈상을 손에 넣으며 경북고를 3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다. 현재는 방망이보다는 투수 쪽에서 평가가 조금 더 나은 편이다.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투수가 타자로, 타자가 투수로 활약하는 경우는 많지만 프로 무대에서 '이도류'로 뛰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세계적으로 투·타 겸업의 '붐'이 일고 있다. 이유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때문이다. 그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KBO리그에서는 김건희(키움 히어로즈)와 전미르, 미국과 일본에서도 '이도류'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롯데를 떠나게 됐지만, 성민규 단장은 드래프트 당시 "투·타에서 굉장히 좋은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에 지명을 하게됐다"고 지명의 배경을 밝히며 "투·타가 모두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된다,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전미르 스스로가 프로 무대를 밟은 뒤 보여줘야 한다. (운동법이 다르지만)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도류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밀어줄 뜻을 밝혔다.
최근 롯데는 제21대 사령탑으로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 신임 단장 선임 과정을 밟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 중인데, 전미르에 대한 구단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앞서 성민규 단장이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고교 무대에서 가능성을 드러낸 만큼 전미르는 일단 프로 무대에서도 이도류로 뛸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니 일단 한 번 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류로서 성공 유무를 장담할 수 없지만, 스스로 느끼고 깨달을 때까지는 기회를 줄 방침이다. 사령탑은 "그리고 본인이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많은 시간을 지켜봤던 것은 아니지만, 타격 쪽에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시선이다. 그는 "타격 쪽에서는 많이 거칠더라. 공을 따라가는 등의 모습이 거칠더라"고 평가했다. 투수의 경우 '거칠다'는 의미가 좋게 사용되는 경우는 있지만, 타자는 조금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나이를 고려하면 힘은 프로에서도 (통한다)"라며 "그런데 공에 자신이 가진 힘을 그만큼 전달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단은 움직임이 크다"고 분석하며 '마무리캠프에서 이도류로 훈련을 하느냐'는 말에 "지금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롯데에서 거는 기대감은 분명 크다. 이는 전미르에게 계약금 '3억원'을 안긴 점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대목. 한 가지에만 집중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전미르가 오타니와 마찬가지로 투수와 타자 모든 방면에서 재능을 뽐낼 수 있을까. 일단 겁없는 롯데의 '특급유망주'의 도전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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