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날개 없는 추락 '신저가' 기록…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 위기

이남의 기자 2023. 10.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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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내우외환' 카카오④] 17.3만→3.7만원, SM시세조종 의혹에 목표주가 와르르

[편집자주]카카오 핵심 임원진 관련 사법 리스크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실적 침체 장기화에 따른 주가 하락도 이어져 창사 이래 최대 위기란 말도 나온다. 엔터테인먼트·인공지능(AI) 등 주력 사업 및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돼 카카오 공동체가 방향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사진= 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5분기 연속' 실적 둔화… 카카오 주가, 4만원선도 깨져
② 카카오, 발목 잡는 '경영진 리스크'… 창사 이래 최대 위기
③ '사면초가' 카카오, 볕들 날 올까… 남은 과제는'
카카오, 날개 없는 추락 '신저가' 기록…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 위기

'국민주' 카카오 주가가 경영진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면서 연일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2021년 6월 17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올해 10월24일 기준 3만원대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공방 당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 경영진을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법인에 대해서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양벌규정은 대표나 경영진 등이 법을 위반한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받는 규정이다.


증권사 10곳 목표주가 하향 조정


지난 9월 증권사 10곳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최저 5만4000원까지 내렸다. 증권사의 카카오 목표주가 하향 최대폭은 16.7%다.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제일 높게 봤던 현대차증권은 7만2000원으로 8000원(10%) 낮췄다.
▲SK증권(7만8000→6만5000원) ▲KB증권(7만5000→6만5000원) ▲교보증권(7만4000→7만원) ▲유진투자증권(7만4000→6만5000원) ▲NH투자증권(7만2000→6만원) ▲다올투자증권(7만1000→6만6000원) ▲한국투자증권(7만→6만2000원) ▲대신증권(6만7000→6만4000원) ▲삼성증권(6만2000→5만4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카카오 주가는 10월 금감원 특사경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10월13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인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소식에 주가는 1.03% 하락했고 법원이 배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3.11% 떨어졌다.

카카오 주가를 3만원대로 주저앉힌 건 김범수 창업자가 금감원 소환 조사에 응한 것이 결정적이다. 10월 23일 김범수 창업자가 금감원에 나타나자 카카오 주가는 장중 3만7850원을 기록했다. 최근 52주 최저가다.

2021년 6월25일 17만3000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13만5150원(78.12%) 빠져 4분의1토막 났다. 올해 2월 연고점 7만1300원과 비교해도 40%가량 떨어졌다.

카카오의 주가 폭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더 크다. NH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10월 24일 기준 카카오의 손실투자자 비율은 100%다. 이들은 평균 주가 10만2342원에 59주를 매수했고 원금의 55.75%인 336만6284원을 손해 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카카오 주가 급락에 개인 투자자는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으나 주가 반등 가능성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10월4일부터 23일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카카오를 각각 249억원, 80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기관은 303억원가량 팔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자원이 분산되고 있다"며 "사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카뱅 '대주주' 논란… 김범수는 검찰 송치 '일단 제외'


김범수 창업자의 SM시세조종 수사 결과에 따라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에 대한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 특사경은 창업자를 찰에 송치하지 않았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를 두고 금감원 특사경이 추가로 김 창업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란 의미로 보고 있다. 특사경의 검찰 송치는 구속영장 신청과는 별개다.
사진은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에 출석하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장동규 기자
현행법상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 법인에 대한 벌금형이 확정되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요건을 상실하게 돼 지분 10%를 강제 매각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는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다. 한국투자증권(27.17%), 국민연금공단(5.30%), KB국민은행(3.20%), 서울보증보험(2.23%) 등이 뒤를 잇는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불법 대출 등의 혐의로 중징계를 받아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상상인처럼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리에서 당장 물러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 매각이 현실화되기 전에 카카오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는 금감원의 수사 결과가 개인의 도덕적 해이가 법인의 사법 리스크로 확대될지 주가의 관건"이라며 "금감원과 검찰이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를 제기할수록 카카오뱅크 등 계열사의 지배구조가 불안해 지고 투자자 신뢰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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