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이미 콩밭에..." 총선 앞 '맹탕 국감' 반복

박광렬 2023. 10. 2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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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일부 겸임 상임위를 제외하면 지난 금요일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의 관심이 공천과 당 내홍 등에 더 쏠리면서 총선 앞 '맹탕 국감'이 이번에도 반복됐단 지적이 나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18년 국정감사) : 유치원의 교비를 가지고 유치원 원장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 숙박업소에 사용하고 심지어는 성인용품점에서 용품을 샀습니다.]

[유민봉 /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018년 국정감사) : 서울교통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특혜·불공정 의혹은 이미 공사의 손을 떠났습니다.]

이 같은 '국감 스타'의 등장, 올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눈에 띈 건 국감장 곳곳의 빈 좌석,

여기에 국감 단골손님인 고성과 막말 역시 어김없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윤석열 정부가) 뒤에서는 노동자 때려잡고….]

[임이자 / 국민의힘 의원 : 언제 때려잡았어요.]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얘기 들으세요. 들어요, 좀. 예의를 지키십시오! 여당 간사가 태도가 뭡니까]

[임이자 / 국민의힘 의원 : 언제 윤석열 대통령이….]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일을 그따위로 하지 마십시오!]

[임이자 / 국민의힘 의원 : 논리에 맞게 억지를 쓰시라고요!]

'맹탕 국감'의 가장 큰 이유, 반년도 남지 않은 총선이 첫손가락에 꼽힙니다.

지지층 입맛에 맞춘 이른바 '총선용 공세'와 정국 주도권 다툼에 여야 모두 더 힘을 쏟았다는 겁니다.

전·현 정권 대리전 양상 충돌이 심심치 않게 빚어지고,

[정동만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9일) :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철저하게 속여 왔는지 기가 찹니다. 시장을 왜곡시킨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일벌백계해야 합니다.]

[조오섭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9일) : 감사는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 조사 단계에 불과하고….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것처럼 공개하는 감사는 정치적 표적감사일 수밖에 없다…. 망신 주기 감사다….]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기 싸움이 펼쳐진 이유입니다.

[김병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 : 국민은 신원식 장관의 그런 막말을 아직도 이해를 못 해요.]

[성일종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0일 / 국회 국방위 여당 간사) 아니, 왜 야당만 이야기하느냐는 거지. 성남시장 하면서 형수 쌍욕 한 사람도 있어요.]

[김병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0일 /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 : 여기 왜 그게 나와요. 그것은 얘기할 게 아니죠.]

여기에 국감 전후 여의도 지형 변화는 '부실 국감'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론이 터져 나오며, 수습책이 더 관심을 끈 국민의힘,

민주당 역시 이재명 체포안 가결 여파가 계속돼, 친명과 비명 집안 단속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국감 실적을 내년 공천에 반영치 않는다는 제1야당 방침까지 정해지며, '야당의 시간'이라 불리는 국감에서 결정적 한 방은 사라지고 서로를 향한 박한 평가만 남았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들이 있어서 국감이 우리 당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3일) : 집권 2년 차에도 모든 문제를 이전 정부 탓으로 일관하는 정부와 이런 정부의 잘못된 행태를 비호하는 여당의 모습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습]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평가할 첫 무대가 될 거란 기대로 시작된 이번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채 정쟁만 반복하면서 어느 때보다 힘 빠진 전투로 기록될 거란 목소리가 높습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김희정

그래픽 : 기내경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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