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년도 어렵다"…K-배터리,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 분주
단기적 업황 둔화 불가피…K-배터리, 보급형·차세대 배터리로 물량 확보 나서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전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리튬 등 광물 가격 약세로 인한 판가 하락과 중국 기업의 침투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배터리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전기차 수요 둔화, 광물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전동화 계획 수정하는 완성차…K-배터리 "내년도 어렵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도 국내 배터리 기업의 3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73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0.1% 증가한 수치다.
유럽 지역에서 출하량이 줄었지만 미국 GM 합작 1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북미 출하량이 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도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이 21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4% 증가했다.
삼성SDI는 3분기 49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2.3% 감소했지만 전동공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 부진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실적은 오히려 개선됐다. 삼성SDI에 따르면 3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1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업황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의 전동화 계획 수정이 잇따르면서 리튬 등 주요 광물 가격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지난해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간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하고, 미시간주 전기차 생산공장 가동 시점을 1년 연기했다.
미국 포드도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50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관련 투자계획 중 120억달러의 지출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온과의 켄터키 합작2공장 가동시점이 2026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포드는 '연간 전기차 60만대 생산' 목표 달성 시기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미루기로 했다.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날(26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57.50RMB(위안)으로 조사됐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말 500RMB 중반대까지 치솟았지만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2021년 말 수준까지 떨어졌다.
배터리 판가는 원재료 가격에 연동되는 구조인데 광물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경우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전기차 구매 심리가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 북미 대선 영향으로 일부 기업이 전동화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며 "2024년 매출 성장률은 금년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中배터리 경쟁 심화도 변수…보급형 배터리 양산 속도
국내 배터리 업계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보급형 배터리 양산으로 중저가 전기차 시장의 신규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급형 모델인 고전압 미드니켈(Mid-Ni)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기존 미드니켈보다 에너지밀도와 열 안전성을 향상한 제품이다. 하이니켈 대비 니켈·코발트 비중이 작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양산에 돌입한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도 2026년 양산을 공식화했다.
삼성SDI도 LFP 배터리 생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우선 ESS용 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하고 이후 전기차 수요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양산에도 힘을 싣고 있다. 올해 4분기 전고체 배터리는 시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제품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보급형 배터리 생산에 나선 건 다양한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최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배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19년까지만 해도 11.8%에 불과했지만 올해 1~7월에는 40.1%까지 상승했다. 반면 한국 기업 점유율은 2021년 70.6%를 기록했다가 올해(1~7월) 57.0%로 하락했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판매하는 배터리 대부분은 삼원계 배터리다. 중국 기업이 유럽 현지에서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면 점유율 상승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완성차 기업의 LFP 채택이 늘어날 경우 유럽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단기적인 업황 부진은 기정사실"이라며 "이후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업계가 보급형 배터리 양산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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