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C&W 상무 "매일 출근하고 싶은 사무실을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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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회는 우연치않게 찾아왔다. 당시 재직했던 회사가 외국계라 외국인 직원들과 자주 협업했다. 그러다가 지겹도록 머무는 사무실의 환경을 보다 좋게 바꿀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길로 업무공간에 대해 공부하려고 유학을 떠났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솔루션을 의뢰 받으면 해당 기업 직원들에게 '일하고 싶은 사무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작한다. 사무실이 어떤 모습이어야 회사에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지 묻는다.
가장 중요한 건 쾌적한 업무환경 제공이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하루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개인 자리에서보낸다. 인체 공학적 의자나 체형에 따라 높이가 조절되는 모션 데스크, 모니터를 공중에 띄워 공간 활용도를 높인 모니터 암(높이 조절 장치) 등의 가구를 배치한다. 기업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인테리어도 바뀐다. 가장 큰 예시가 높아진 파티션이다.
이 상무는 "10년 전만 해도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표방하고자 파티션을 낮추는 추세였지만 요즘에는 다시 생겨나고 있다"며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가 직접 호명에서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이동하는 과정에 개인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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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근무 시 가장 중요한 건 모빌리티(이동)이다. 직원이 직접 일할 공간을 선택함으로써 어디서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좌석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남는 공간에는 필요한 기능을 추가한다. 개인 업무를 수행하다가 미팅을 통해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방식 등이다.
이 상무는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자율 선택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한국의 기업은 상사가 후배 직원을 지도하거나 업무 배분 후 중간중간 검토하는 특징이 있어 100% 자율성 보장이 아닌 용도별 공간을 혼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공간도 선호한다. 카페와 같은 휴식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요즘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데스크테리어가 유행이다. 책상(Desk)과 인테리어(Interior)를 합성한 말로 책상을 꾸미는 일을 뜻한다. 이 상무는 "한국인 다수는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공간을 추구한다"며 "'내 자리'에 대한 욕구가 큰 직원에겐 일종의 '미니 방 꾸미기'를 하게 하면 만족도가 높아지고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기업문화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IT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천천히 출근으로 전환 중이다. 올 3분기 국내 오피스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1%대다. 서울 주요 권역에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
이 상무는 이 같은 '백 투 오피스'(Back to Office)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한국 기업의 많은 경영진들은 재택근무 대비 출근의 장점을 더 크다고 느낀다. 업무가 숙달된 경우 공간의 제약 없이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신입사원 등은 대면 업무를 통해 일을 배우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미국 기업들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해 사무실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구글과 메타 등 미국의 테크 기업들은 일주일에 1~3일 의무 출근을 알렸다. 연방 공무원들도 올 가을부터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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