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거리골+해트트릭' 케인, 미친 활약...김민재는 노이어와 '무실점' 합작→'후반에만 8골 폭발' 뮌헨, 다름슈타트에 8-0 완승

한유철 기자 2023. 10.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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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바이에른 뮌헨에 자비란 없었다.


뮌헨은 28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에서 다름슈타트에 8-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뮌헨은 리그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프리뷰]


뮌헨은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자 했다. 지난 시즌엔 우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탓에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DFB 포칼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결승에 도달하지도 못하며 '실패'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에 반등을 노렸다. 여름 이적시장 때 김민재와 해리 케인 등 확실한 선수를 영입하며 보강했고 시즌에 돌입했다. 현재 그들은 리그 8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어 레버쿠젠, 슈투트가르트에 밀려 3위에 올라 있지만, 한 경기도 지지 않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지난 마인츠전에서 뮌헨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마인츠 원정을 떠난 뮌헨은 슈팅 횟수에선 밀렸지만, 점유율을 높이며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전반 43분 안토니 카시에게 실점을 허용했지만 킹슬리 코망, 해리 케인, 레온 고레츠카의 득점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UCL에선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펜하겐을 차례로 꺾은 뮌헨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기 위해 튀르키예로 날아갔다. 힘든 싸움이 예상됐다. 갈라타사라이가 복병으로 올라섰기 때문. 코펜하겐과의 1차전에선 2-2로 비겼지만 맨유전에선 3-2 역전승을 거뒀다. 심지어 올드 트래포드에서 거둔 승리였다.


갈라타사라이의 공세는 매서웠다. 뮌헨은 그들의 공격에 여러 차례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갈라타사라이는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무려 20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점유율도 51.9%로 뮌헨보다 앞섰다. 마우로 이카르디의 움직임은 날카로웠고 맨유전을 통해 유럽 전역의 관심을 받게 된 아크튀르콜루 역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승리는 뮌헨의 몫이었다. 전반 8분 코망이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다. 전반 30분엔 이카르디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었지만, 후반 28분 케인이 재역전골을 넣으며 다시 한 번 앞서 나갔다. 후반 34분엔 자말 무시알라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기를 굳혔고 그렇게 경기는 3-1로 마무리됐다.


뮌헨은 상승세에 올라 있다. 최근 공식전 5경기에서 4승 1무. 라이프치히전 무승부 이후엔 공식전 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다름슈타트 입장에선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다. 다름슈타트는 이 경기 전까지 리그 8경기에서 2승 1무 5패(승점 7점)를 기록, 12위에 올라 있었다. 강등권인 '17위' 보훔과의 격차는 단 3점. 이 경기에서 진다면, 한 번에 순위가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2연승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다름슈타트. 직전 라이프치히전에선 1-3으로 패함으로써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경기력 자체는 괜찮았다. '후스코어드' 기준, 90분 동안 18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점유율은 57.6%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과 드리블 횟수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도 모두 앞섰다.


하지만 승점 3점을 따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다름슈타트는 전반 1분 만에 로이스 오펜다에게 실점하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전반 24분엔 에밀 포르스베리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끌고 갔다. 다행히 전반 32분 토비아스 켐페가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후반 27분 오펜다에게 멀티골을 헌납하며 끝까지 따라붙지 못했다.


최근 맞대결 전적은 뮌헨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후스코어드' 기준, 최근 6경기 맞대결에서 6연승을 질주 중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6년 전인 2017년인데, 당시 뮌헨은 후안 베르나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가져갔다.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뮌헨에 호재가 이어졌다. '정신적 지주' 마누엘 노이어의 복귀가 예정된 것. 뮌헨의 '전설'인 노이어는 지난 시즌 큰 부상을 당하며 장기 결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도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한 노이어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후,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놀랍진 않지만, 확실히 결정된 사안이다! 노이어는 다름슈타트전에 출전할 것이다. 약 10개월 간의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다. 울라이히는 벤치에 앉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노이어의 출전을 암시하기도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그는 "훈련 때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흐른다면, 노이어는 경기에 나설 것이다. 그는 출전을 고대하고 있으며 우리도 그렇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노이어의 출전에 흥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김민재와 첫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였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에서 핵심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개막전부터 붙박이 주전으로서 나서고 있으며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와의 경쟁 체제에서 우위를 점했다. 매 경기 안정적인 경기력과 뛰어난 빌드업 능력으로 뮌헨 수비의 중심이 됐다.


뮌헨 수비와 빌드업의 중심이 된 김민재.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마인츠전에선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패스 성공률 100%.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시도한 102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한 선수가 100번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한 일. 이는 유럽 5대 리그에서 18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종전 기록은 2022년 2월에 나왔다. 당시 맨시티 소속이었던 아이메릭 라포르트는 110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갈라타사라이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 7.1을 받았고 클리어 2회, 블록 2회, 인터셉트 2회, 태클 2회를 기록했다. 제공권 승리 횟수는 2회였으며 지상 경합에서도 2번 이겼다. 키패스는 없었지만, 패스 성공률은 90%로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역시 그에게 평점 6.9를 매기며 준수한 평가를 했다.


갈라타사라이전에선 쓴소리를 받기도 했다. 물론 이는 김민재를 향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나온 반응이었다. 영국 매체 '90min'은 김민재에게 수비진 최저 평점인 5점을 부여했고 "평소와는 다른 엉성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수비 지역에서 다소 경솔한 결정을 했고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다. 종종 유려한 전진 패스를 하긴 했지만, 점유율을 쉽게 잃었다"라고 전했다.


[경기 내용]


맞대결을 앞두고 두 팀이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노이어가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케인, 사네, 무시알라, 코망, 키미히, 라이머, 데이비스, 김민재, 더 리흐트, 마즈라위, 노이어가 선발로 나섰다. 이에 맞선 다름슈타트는 3-4-1-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슈카케, 파이퍼, 멜렘, 뉘른베르거, 슈넬하르트, 캠프, 바더, 마글리카, 자술라, 클라러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슈헨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른 시간부터 분위기를 잡으려던 뮌헨. 다름슈타트의 거센 압박에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내 악재가 닥쳤다. 전반 3분 노이어의 패스를 받은 키미히가 터치 실수로 인해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손을 사용해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막았다고 판단해 키미히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수적 열세에 놓이긴 했지만, 뮌헨이 빠르게 분위기를 재정비했다. 서두르지 않고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통해 기회를 모색했고 이 과정에서 노이어를 적극 활용했다. 기회도 잡았다. 전반 5분 다소 먼 거리에서 공을 잡은 사네가 수비 한 명을 제쳐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뮌헨이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12분 좌측면을 통해 침투하던 데이비스가 사네의 패스를 받고 그대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 이 공은 다름슈타트의 골문 쪽으로 향했지만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13분엔 코너킥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사네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다시 한 번 골키퍼에게 막혔다.


다름슈타트도 수적 우위를 활용해 뮌헨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16분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마글리카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다름슈타트가 분위기를 이어 계속해서 압박했다. 전반 17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은 후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앞에서 바더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선 별 다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뮌헨이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전반 18분 사네의 패스를 받은 라이머가 박스 안에서 상대에게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주심은 프리킥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또한 뮌헨의 확실한 득점 찬스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자술라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프리킥 키커로는 사네가 나섰고 직접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향했다.


선수단 구성에 있어서 균형을 맞춘 뮌헨. 본격적으로 다름슈타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반 25분 프리킥으로 기회를 잡았고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받은 더 리흐트가 자유로운 상황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며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물론 다름슈타트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6분 슈카케가 박스 오른쪽에서 김민재를 앞에 두고 바디 페인팅을 한 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노이어에게 막혔다.


두 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전반 29분 무시알라의 침투 패스를 받은 코망이 박스 안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옆그물로 향했다. 전반 35분엔 다름슈타트가 공격을 전개했고 파이퍼의 침투 패스를 받은 멜렘이 노이어와의 1대1 찬스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각을 잘 좁히며 나온 노이어가 막아냈다.


전반 막바지, 두 팀의 상황이 바뀌었다. 다름슈타트가 또 퇴장을 당하며 이번엔 뮌헨이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 것. 전반 40분 박스 앞에서 마글리카가 케인을 걸어 넘어뜨렸고 주심은 프리킥을 선언했다. 이후 주심은 마글리카가 뮌헨의 확실한 득점 찬스를 방해했다고 판단했고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프리킥 키커로는 케인이 직접 나섰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전에만 3명이 퇴장당하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경기. 흐름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과 슈팅 횟수 모두 다름슈타트가 앞섰다. 하지만 다름슈타트의 2번째 퇴장 이후엔 뮌헨이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후반 초반, 뮌헨이 0의 균형을 깨뜨렸다. 후반 6분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받은 케인이 몸을 날리며 헤더를 시도해 다름슈타트의 골망을 갈랐다. 잘 막고 있던 다름슈타트 입장에선 아쉬운 상황. 하지만 이는 향후 펼쳐질 '재앙'의 시작일 뿐이었다.


뮌헨이 골 폭풍을 몰아쳤다. 후반 10분 라이머가 하프 스페이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면서 패스를 받았고 쇄도하던 사네에게 크로스를 시도, 이를 그대로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15분엔 프리킥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앞에서 패스를 받은 무시알라가 낮고 정교한 슈팅을 시도해 다름슈타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미 승기는 굳혀진 상황. 뮌헨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19분 박스 앞에서 코망의 패스를 받은 사네가 첫 터치 후, 공간이 열린 것을 보고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팀의 네 번째 골을 기록했다. 뮌헨이 원더골을 기록했다. 후반 23분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후, 역습을 전개했고 센터 서클에서 공을 잡은 케인이 상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슈팅을 시도해 팀의 다섯 번째 골을 기록했다.


뮌헨엔 자비가 없었다. 후반 25분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마즈라위가 크로스를 시도했고 쇄도하던 뮐러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골을 기록했다. 뮌헨의 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후반 30분 뮐러의 패스를 받은 무시알라가 박스 안 왼쪽에서 슈팅을 시도해 팀의 일곱 번째 골을 기록했다.


케인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43분 박스 안에서 사네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정교한 컨트롤 후,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뮌헨의 8-0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노이어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고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 7.3의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클리어 2회를 기록했다. 수비적인 지표에선 크게 특출난 것이 없었지만, 역시나 김민재의 장점은 빌드업이었다. 93번의 볼 터치를 기록한 김민재는 9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노이어와 함께 후방 빌드업의 중심이 됐다.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른 노이어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파스코어' 기준, 4번의 선방을 기록했으며 평점 7.4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패스 성공률은 83%였으며 2번의 롱패스를 성공했다.


주인공은 케인이었다. 이 경기에서 케인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지난 보훔전에 이어 이번 시즌 2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3번째 골 장면에선 데이비드 베컴을 연상케 하는 환상적인 '장거리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소파스코어' 기준, 평점은 10점 만점이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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